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
곽재식 지음 / 비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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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이자 작가로서 우리나라 SF장르계를 미리 선점(?) 한 작가 곽재식.

그의 상상력은 우리가 한 번쯤 스치듯 생각해 봤던 상상을 붙잡아 소설로 만들어냈다.

그래서 SF 하면 뭔가 심오하고, 복잡하고, 이 세상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음에도 곽재식의 소설들은 전혀 그런 위화감을 주지 않는다.

 

우주에 문명화된 집단이 있고, 그들이 지구라는 행성에 살고 있는 인간을 관찰한다면 어떨까?

그들은 삶의 터전이 되는 곳을 스스로 파괴하면서도 자신의 피를 뽑아 다른 생명을 구하는 이 알 수 없는 인간들의 행동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

그리고 주식이면서도 간식인 빵을 좋아하는 인간에게 빵은 도대체 무슨 의미를 지닌 것일까?

잠시 우주인의 입장에서 인간을 살펴보는 시간이 흥미로웠다.

 

최치원에게 설명 몇 마디만 들으면 누구든지 인간 세상 지식의 정수를 팍 이해하게 된다는 거야.

 

최치원의 말을 듣고 인간이 된 사슴.

녹정은 최치원의 짧은 가르침에도 세상을 깨치고,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불로불사가 된다.

그런 그가 올림픽 개막식에서 연설을 하며 최치원의 가르침을 언급했다.

세상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닭튀김 알람 때문에 그 말을 듣지 못한 주인공의 운명은?







"전혀 연결되지 않았던 두 세상이 갑자기 연결된다는 것만으로도 그냥 얼핏 생각해 봐도 너무 위험한 느낌이잖아."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에서 누군가가 온다면?

그 사실만으로 흥분한 사람들이 모인 그 시간, 그곳에 과연 미래에서 누군가가 오긴 왔을까?

 

용과 검사들과 마술사가 싸우고 있는 그곳 바다에서 한참 떨어진 곳도 풍경은 비슷했다. 온 나라에 붉은 하늘에서 자갈 비가 떨어져 내렸다.

 

 

이것은 현실인가 게임인가?

우리는 현실을 살고 있는가? 게임 속 캐릭터로 살고 있는가?

메타버스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는 이야기.

 

보안 프로그램 CyberX를 설치하십시오.

 

 

이거 설치하다 세월 다 간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다.

게다가 설치하면 또 뭐 하나?

브라우저가 그 브라우저가 아닌데.

읽고 있으면 머리에서 '김' 나는 이야기.

왜? 우리도 그 고통과 슬픔의 그 느낌 아니까~

 

자기 짜증 나는 거, 자기 개인적으로 피곤한 거, 그냥 남한테 다 뿜어내지 말고, 남을 대할 때는 한 번만 생각을 하고 대하자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자기가 한 말을 한 번만 생각해 본 걸까?

다 옳은 소리인데 그게 또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바로 이렇게 느껴진다.

"너나 잘하세요!!!"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하라'는 곽 상사의 첫말과는 달리, 곽 상사에게 필요한 것을 말하면 그는 그 말을 들었을 뿐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았다.

 

 

그럴 거면 왜?

근데 의외로 이런 사람 많다.

말만 번드르르한 사람.

그래서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지만 아무것에도 소용이 없는 사람.

그런 사람은 되지 맙시다!

 

"그냥 늙어 죽어서 없어지는 사람에 비해서 내로 태어나는 사람의 수가 적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후손이 점점 줄어들어서 그냥 사람이 세상에서 다 사라진 거죠. 그게 다예요."

 

 

아무런 일도 없었다.

세계 대전도, 혜성의 충돌도, 전염병도.

그저 태어나는 사람이 없었고, 늙어 죽는 사람만 있었던 거다.

그렇게 이 지구에는 최후의 인간만 남았다.

젠장!

우리의 20년 후가 저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에 한국인은 없고 외국인만 득실거릴지도 모를 거라는 사실.

그러나 그마저도 없으면???

 

일상에서 길어올린 이야기는 SF를 양념으로 버무려서 독특한 매운맛을 낸다.

맛있게 매운맛은 스트레스를 주지만 스트레스를 흘려보내기도 한다.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은 그런 작품이다.

매콤한 맛으로 스트레스를 풀게 되는 특별함이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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