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 - 신화가 아닌 보통 사람의 삶으로 본 그리스 로마 시대
개릿 라이언 지음, 최현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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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불결한 거리는 질병의 온상이었다. 일반적인 로마인은 체내 기생충이 득실댔고 종종 심한 위장염으로 인한 설사에 시달렸으며 매년 말라리아에 동반되는 고열과 오한을 앓았다. 로마에서의 삶을 죽음으로 향하는 전주곡으로 만들었던 주역은 화재나 도둑이 아니라, 하수구에서 부화한 모기와 보이지 않는 병원균이었다.

 

인류가 살아오면서 많은 나라들과 도시가 흥하고 망했지만 21세기에도 가장 널리 알려지고 자주 사용(?) 되는 나라는 그리스와 로마라고 생각한다.

신화를 통해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이 고대 도시를 '신'들이 관계된 신화를 통해서가 아닌 보통 사람들의 생활 기록을 통해 유추한 책이 바로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다.

36가지 질문에 대한 답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부록과 주석만으로도 얇은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을 거 같다.





로마인들은 인술라이라는 공동주택에서 살았다.

거의 8층 높이로 이루어진 이 공동주택들은 때로 무너져 내렸다고 한다.

그런 사고가 일어난 뒤에는 각종 도둑들이 솜씨를 발휘했고, 그냥 길거리를 다닐 때에도 소매치기들이 먹잇감을 노렸다고 한다.

로마시대에 비길레스라고 불리는 소방관들이 있었는데 오늘날의 경찰과 비슷한 업무까지 맡아 했다.

말하자면 소방관 겸 경찰관이었다.

그리스 로마 사람들은 바지를 야만적인 것으로 여겼는데 그 이유가 그리스를 침략한 페르시아인들 때문이란다.

수염은 남성성을 나타내는 훈장으로 여겨졌다. 그러니 면도를 한다는 건 뭔가 튀는 행동이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면도를 함으로써 잠시 면도가 유행되기도 했지만 말끔함보다는 덥수룩함을 남성성과 유식함의 대명사로 여겼던 거 같다.

그 당시 의사들은 두개골 시술도 했다고 한다.

천두술이 시술된 흔적이 있는 청동기 시대의 두개골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고대 아테네와 후기 로마 공화국의 인구 3분의 1은 노예였다. 자유인과 다름없는 일상을 누렸지만 경고 없이 팔리고, 살해당할 위험이 있었다. 주인과의 관계에 따라 해방되는 노예도 있었다. 해방된 노예는 정식 시민으로 등록할 수 있었다.


 

그리스.로마 여성은 대부분 10대 중반에 결혼했다.

남성은 대부분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에 결혼했다.

결혼의 시작은 비즈니스적인 고려 사항이 다분했지만, 이상적인 결혼 생활이란 조화로우며 평생 유지되는 관계였다.

 

 

이 시대 이혼은 간단했지만 여성에게는 그 권한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친정아버지가 대리인으로 신청할 수 있었다.

아내가 이혼을 신청할 경우 친정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리고 남편은 지참금을 반환해야 했다.

 

돌이나 납으로 된 길쭉한 기구인 할테레스는 아령으로도 사용되었고, 아령 운동으로 사람들은 근육을 다졌다.

특히 로마시대에 인기가 많아서 모든 욕장 시설에서 사람들이 할테레스를 들어 올리며 운동을 했다.

제국의 우편 기지들을 오갔던 배달원은 프루멘타리라는 군인들이었다. 이들을 통해 황제는 원로원 의원들의 서신 내용을 파악하고, 반체제 인사나 기독교인들을 잡아들였다.

 

고대인들의 생활을 읽다 보니 그들의 문명이 지금 우리들 보다 열악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기계적인 지금 보다 훨씬 낭만적으로 삶을 살았다고 생각된다.

현재를 기준으로 그 시대를 평할 수는 없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어갈수록 고대인들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그려지면서 우리의 삶과 비교가 되었다.

그들은 현대인들 보다 훨씬 단순하게 살면서도 더 융통성이 있었던 거 같다.

법이 발달하고 문명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쩜 그리스 로마 시대의 사람들이 지금 현대인들 보다 훨씬 다양한 삶을 누리며 훨씬 자유로운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갔다는 생각이 든다.

문명이 고도화될수록 사람들의 마음은 더 닫히고, 생각의 틀은 더 좁아지는 거 같다.

그래서 현대인은 그리스 로마 시대를 자꾸 재생하는 가 보다.

그 시대 사람들의 자유와 낭만을 가져오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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