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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집을 갖추다 - 리빙 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
김지수 지음 / 싱긋 / 202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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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구를 갖춘다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이 책의 제목은 좀 갸웃하게 만드는 게 있었습니다.
가구가 집을 갖추다니? 무슨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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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구에 대한 욕심이나 안목이 없습니다.
아예 관심이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최근들어서 가구나 집안 꾸미기에 조금씩 관심이 갑니다.
아마도 집콕의 시간이 길어지니 자연 좀 더 편하고, 이왕이면 나만의 느낌이 들어간 것들로 주변을 채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저희집엔 소파가 없습니다.
대신 식탁과 의자가 있습니다.
주로 그곳에서 많은 걸 합니다.
밥도 먹고, 글도 쓰고, 책도 읽고.
이에 나는 '거실과 부엌의 통합'을 제안한다. 거실의 소파와 부엌의 식탁을 없애고 커다란 다용도 테이블인 '소파식탁'을 거실의 중앙에 배치하는 것이다.
목적은 한 공간에서 '따로 또 같이'의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는 것이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그리고 나 혼자 '따로' 말이다.
본의 아니게 저는 '거실과 부엌의 통합'을 실천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다만 이 책으로 인해서 의자를 푹신한것으로 바꿔야 한다는 숙제가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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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좋은 가구를 고르는 법은 나의 취향이 우선이면서도 그것이 들어설 공간과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함께할 때 성공할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비례와 안정적 균형감과 더불어 색상의 자연스러운 앙상블을 꼭 기억해두자.
인문학.
이 책의 카테고리를 인문학에 넣은 것이 생소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왜 인문학 범주에 넣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이 책 한 권을 읽으며 세계사도 공부하고, 가구를 단지 앉고, 넣고, 고정시킨 개념으로만 보던 것을 다른 시선과 각도로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흔하게 쓰는 발코니, 베란다, 테라스를 저는 같은 용도를 각각 다른 나라에서 부르는 이름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발코니와 베란다, 테라스는 엄연하게 다릅니다.
화장대가 한때 토일렛을 앞글자로 달았고, 허영의 산물로 불리웠다는 것도 신선했습니다.
화장대가 방으로 들어 온 것이 얼마 안되었다는 것. 가끔 외국 고전영화에서 화장실에 지나치게 멋진 화장대가 있는 게 이상했었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온돌이 조선시대 빙하기때문에 만들어졌다는 사실도 배웠습니다. 생각보다 온돌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네요^^
집이 가구를 갖추는 게 아니라, 가구가 집을 갖춘다는 의미를 깨닫게 되면서 주위를 둘러 봅니다.
나를 둘러싼 가구에 대한 내 개념이 이전과는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냥 물건을 수납하거나, 있으면 좋을 거 같아서 샀던 기준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가구도 소모품이라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바꾸고 싶고, 바꿔야만 하는 시간이 오죠.
아마도 제게 그 시기가 다가온 거 같은데, 적절하게 이 책을 읽게 되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획일적인 주거 인테리어에 만족하고 살았던 과거 세대에 비하면 요즘 세대는 이미 다양성과 개성의 재미와 멋을 알고 있는 듯하다.
제가 딱 이랬습니다. 획일적인 주거 인테리어에 그냥 저냥 맞춰 살았는데 이제 그걸 바꿔보고 싶네요.
앞으로의 세상이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내 집은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생활을 해야 하는 곳이어야 하죠.
좀 더 안정감 있고, 편하면서도 나만의 특색을 담은 그런 집으로 꾸며 보는 것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그것을 가장 잘 구현해주는 것이 적절한 가구 배치일 거 같네요.
이 책은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말이 없어 좋습니다.
저자 자신이 (주)매스티지데코의 대표이사이면서 직접 디자인을 하는 분인데도 이런 가구가 좋고, 저런 가구는 별로다라는 말이 없어서 좋네요.
그저 가구란 이런것이고, 이러한 역사를 가졌고, 시대에 따라 이리저리 변해왔다는 이야기 속에서 나의 감각을 찾게 만들어 줍니다.
이 시대에 현대 가구와 인테리어는 정점을 찍은 이후에 새로운 것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유행을 선도할 가구와 인테리어는 어떤 것일까요?
더 획기적인 것이 나올까요, 아니면 또 다르게 접목한 옛것일까요?
이 시대의 가구와 인테리어도 K마크를 달았으면 좋겠네요.
전 세계가 우리것에 열광하는 지금 우리의 가구와 꾸밈도 세계를 주름 잡을만 하다고 생각되니까요.
가구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담겼으리라는 생각을 못했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제 인테리어에서 말하는 무슨무슨 양식 같은 것들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구에 대한 개념도 달라졌고요.
곧 봄입니다.
봄이되면 뭔가 새단장을 하고 싶은게 사람 마음입니다.
그러기 전에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세요.
아마도 가구와 공간에 대한 느낌이 달라질 겁니다.
그 달라진 느낌을 새단장하는데 활용해 보시면 어떨까요.
저도 그러려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