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
조병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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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인간이란. 스스로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과 삶의 방식에 관심 갖고 그 가치와 의미를 나날이 '갱신'해 나가는 바로 당신입니다.

 

 

리터러시란 말은 굉장히 포괄적인 느낌의 단어인데 우리나라에는 거의 문해력으로 해석되고 있는 거 같다.

리터러시 세계 최고 권위자 조병영 교수가 쓴 읽는 인간 리터러시는 우리가 한 번쯤 탐독해 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현대사는 한국 전쟁 이후로 산업화되면서 '공부'가 무기가 되었다.

덕분에 우리 국민들은 문맹을 떨쳤고, 교육의 효과로 인해 '어떤 부분'의 혜택을 지금 받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읽고, 쓰기로만 리터러시를 얘기한다면 그건 큰 오류라고 생각한다.

 

읽기와 쓰기는 습득하는 과정이고, 습득한 것들을 어떻게 내 안에서 잘 소화 시키느냐는 온전한 나의 노력이다.

리터러시도 문해력도 모두 이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2부의 우리는 제대로 읽고 있는가? 이 부분이 나는 가장 와닿았다.

대중의 무비판적인 정보 취급으로 인해 빨간 버스의 역정보는 급속하고 광범위하게 세상을 오염시키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정보를 퍼뜨리는 사람이 가짜 정보 여부를 미리 알고 있었는지와는 상관없이 무작위로 세상에 유통되는 '오정보' 또는 '미스인포메이션'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영국의 브렉시트를 예를 들어 리터러시를 설명했다.

보수단체들이 빨간 버스로 역정보를 퍼뜨렸고, 그것은 사람들이 텍스트를 제대로 찾아 읽고 판단할 수 있는 리터러시 능력이 있었다면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던 문제였다.

빨간 버스가 퍼뜨린 정보는 영국이 매년 유럽연합에 보내는 돈이 3억 5천만 파운드라고 했다.

사람들은 그 돈을 영국의 다른 곳에 쓴다면 우리가 이렇게 허덕이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는데 문제가 있었다.

사실은 그 3억 5천만 파운드 중에 상당수의 금액이 되돌아온다는 것이었다.

핵심은 빼고 전달한 정보가 많은 사람들을 격분하게 했고, 결국 영국은 유럽연합에서 탈퇴했다.

그리고 나서야 그들은 깨달았다. 영국이 그동안 유럽 연합을 통해 누렸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를.

 

미국의 트럼프는 스스로가 가짜 정보를 아무렇지 않게 내던지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국정을 운영했고, 인종차별과 이민자들에 대한 불만을 대통령 스스로가 언급했다.

그가 정당하게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기보다는 리터러시가 부족한 사람들을 선동해서 결국은 자신의 뜻을 이룬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는 전 세계가 신뢰하는 CNN 뉴스까지도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곳이라 비난했다.

트럼프 자체가 미국에서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이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가 집권한 동안 미국은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세계에서의 주도권을 내려놓게 되었다.

어쩜 그동안 미국이 전 세계에 뿌려 놓은 허상을 트럼프가 보기 좋게 깨뜨렸다고도 볼 수 있다.

어쨌든 나는 팬데믹 상황을 지나오면서 우리가 선진국으로 생각했던 그들의 '무식'을 본 거 같아서 좀 무서웠다.

우리의 현실도 다르지 않기에...

영국과 미국의 예는 앞으로 치루게 될 대선과 맞닿아서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우리의 리터러시도 저 두 국가와 크게 다르지 않는 거 같아서.

 

짐승만도 못한 인간에서 기계만도 못한 인간이 된다.

 

글자는 읽을 줄 알지만, 개인과 공동체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기호를 다루고 의미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실질적 문맹으로서 살아가는 사람들, 고도로 발달한 디지털 지식 정보 기술 사회를 살아가지만 눈앞에 펼쳐진 정보와 텍스트와 미디어를 맥락화하여 정확하게 분석적으로 읽지 못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기계만도 못한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제대로 리터러시를 배워야 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의 독서에 대해 생각해 봤다.

사실 올해는 책을 조금 더디게 읽고 있는 중이다.

작년에 너무 몰아치게 책을 읽고 기계처럼 서평을 써제끼면서 탈진하는 느낌이 들었다.

좋아하는 걸 싫어하게 될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욕심만 앞세웠지 그것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었다.

 

책을 읽기만 했지 그것을 내 안에서 음미하고, 생각하고, 그 생각을 다듬는 과정이 생략되어 버렸다.

책의 핵심만 알고 그 핵심으로 가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되는 깨달음은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책은 많이 읽었을망정 내 것이 되지 못한 상황을 느끼고 나니 스스로가 좀 혐오스러웠다.

리터러시를 읽으며 그 감정이 다시 느껴졌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들만 보여주는 세상에서 나는 편협된 생각을 은연중에 키우고 있는 중인 거 같다.

반대 의견을 못 견뎌 하고, 그렇다고 그것에 대해 올바르게 반박하지도 못하면서 괜한 부정적인 마음은 스스로 벽을 세우게 된다.

나는 지금 리터러시를 제대로 하고 있는 중일까?

 

기계와 인간이 다른 것은 인간은 읽기에서 멈추지 않고, 생각을 한다는 점이다.

그 생각이 바로 기계와 인간을 나누는 결정적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기계와 다른 점이 있을까?

 

읽긴 읽어도 무슨 뜻인지를 모른다면 그것이 정말 읽는 것일까?

성적만을 위한 리터러시는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실질적 문맹 사화는 왜 만들어질까?

뉴미디어 시대의 리터러시를 이해하려면?

 

질문하지 않는 사회는 대화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그 사회는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방임 사회가 된다.

요즘 대세 유튜브는 편리한 점도 있지만 다양하지 못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이는 처음 어떤 정보를 접했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것과 비슷한 종류의 정보들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내게 보내지니까 일부러 다른 걸 검색하지 않는 이상은 일상이 모두 비슷비슷한 것으로 채워지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다양성을 잃게 되고, 다양성을 잃게 되면 견고한 벽을 세우게 된다.

다름을 틀리다로 인식하는 것과 다름없는 벽.

 

이 책이 제시하는 문제점들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앞으로 어떻게 리터러시를 행해야 하는가.

이것은 정해져 있지만 정해져 있지 않다.

이유는 리터러시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각자 자신의 리터러시에 맞게 발전해가야 한다.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나에겐 나에게만 어울리는 방법이 있을 것이고 그것은 누가 찾아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아야 하는 것이다.

 

지금 자신이 리터러시가 안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떤 게 나에게 맞는 방법인지를 내가 찾아내야 한다.

독서는 시간이 걸리고,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습관이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고역스러운 시간일지 모른다.

이 빠른 세상에서 느리게 가는 습관이 때론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도 모르겠다.

 

나는 일 년에 천권을 읽는 다독가는 될 수 없다.

책을 완독하지 않고 독후감을 쓸 재능도 없다.

어떤 달은 많은 책을 읽기도 하지만 어떤 달은 쉬어가고 싶기도 하다.

그래도 완전히 쉬지는 않는다. 한 번 놓아버리면 다시 잡기 힘든 것이 읽기니까.

다른 사람의 글도 정독해야겠다.

나와 같은 걸 읽고도 다른 것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기쁨은 나에게 더 많은 것을 가져다주니까.

 

나의 리터러시는 어디쯤인지 짚어 보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단순히 읽었다고 해서 정말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나면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하게 될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는데 우리의 교육이 이 말의 리터러시를 곰곰이 생각해 볼 때가 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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