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이소다 가즈이치 그림,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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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 살인 사건 하면 어떤 책이 떠오르세요?

저는 추리 소설을 읽을 때 머리를 쓰는 스타일이 못됩니다.




그냥 쭉~ 읽어 가면서 뭔가 촉이 올 때를 기다리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골머리 썩으며 누가 범인인지 열심히 추리한 기억은 없네요.

그래도 밀실 살인사건 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셜록 홈스의 <얼룩무늬 끈>입니다.

읽으면서 딱! 촉이 오더라고요. 혹시? 했었는데 역시! 였던. 그래서 스스로 뿌듯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밀실 대도감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엔 41편의 밀실 살인사건이 담겼습니다.

서양의 추리소설과 일본의 추리소설에서 밀실 사건을 다룬 책들을 추렸습니다.

이 책에 담긴 41편을 뽑을 때의 기준이 있더군요.


1. 책으로 엮었을 때, 밀실의 설정과 트릭의 내용에 다양성이 있을 것.

2. 다른 사람이 해석한 견해를 따라하는 것은 피할 것.

3. 발표 연대가 지나치게 편중되지 않을 것.

4. 쉽게 구할 수 있는 작품을 우선할 것.


그렇게 연대별로 선정된 이야기 중 첫 번째는 이스라엘 장윌의 <빅 보우 미스터리> 입니다.

읽어 보셨나요?

저는 아직 못 읽어 봤습니다.

이 책을 첫 번째로 실은 이유는 바로 <밀실 트릭을 처음 생각해낸 사람>으로 이스라엘 장윌을 선정했기 때문입니다.

저널리스트 출신의 작가 겸 극작가였던 장윌이 런던의 일간지 <스타>의 의뢰로 2주간 기고했던 짧은 장편 하나로 그의 이름은 미스터리 역사에 길이 남게 되었다고 합니다.


밀실 트릭을 다루고 있지만 비밀의 전모를 밝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 담긴 41편의 이야기들이 궁금해지게 되죠.

그렇게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갖게 만들고 그래서 책을 찾아 읽게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네요.

그것을 노린 것이긴 하지만~

밀실 사건을 소개하고 뒤에 짤막한 작가 소개도 함께 담겼습니다.


여러분은 밀실의 이미지를 어떻게 떠올리나요?


이 책은 친절하게도 이소다 가즈이치라는 일러스트레이터를 통해 밀실의 삽화를 그리게 했습니다.

밀실 사건이 벌어진 건물과 밀실의 구조도를 그려서 발생한 사건의 세세한 부분까지 적어 두었죠.





작화 포인트를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솔직하게 힘들었던 점과 보람 있었던 점들을 얘기해서 이야기를 이미지화하는 것이 생각하고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공간을 이미지화하는 게 조금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밀실 구조를 생각하는 게 잘 안돼서 그런지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추리를 하기보다는 그냥 읽기만 했습니다.

안돌아 가는 머리를 쓰면서 범인을 잡는 것보다는 막연하게 예상을 하고 나중에 맞으면 좋고 틀리면 말지~ 하는 마음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만약에 티베트 미술실이 있는 대저택의 이야기를 읽었다면 저는 전혀 감도 못 잡았을 겁니다.

저 구조도를 보면서도 복잡해 보여서 피하고 싶긴 하지만 만약 저 이야기를 읽는다면 대강이라도 밑그림을 그려 볼 수 있을 거 같네요.






그중 제일 궁금한 건 바로 오리하라 이치의 천외소실 사건입니다.

2인승 리프트가 범행 현장입니다.

클레이턴 로슨의 <천외소실>을 패러디했다고 하는데 두 작품 다 못 읽어 본 저로서는 이 이야기가 제일 궁금합니다.

어떻게 2인승 리프트 안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졌을까요?

리프트 안에는 복부에 피를 흘리며 죽어 있는 여자가 있었고, 범인도 흉기도 없었습니다.

죽은 여자가 리프트 반대편에서 타고 산기슭역에 도착하기까지 5분 안에 벌어진 살인 사건입니다.

범인은 어떻게 여자를 죽이고 흔적도 없이 리프트 안에서 사라졌을까요?





겨울은 추리소설을 읽기에 좋은 계절인 거 같습니다.

바깥보다는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고 그러다 보면 뭔가에 푹~ 빠지기 쉬운 환경이 되기 때문이지요.

저는 마음이 복잡할 때 스릴러나 추리소설을 읽습니다.

사건이 벌어지고, 범인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현실의 복잡함을 잠시 잊게 되거든요.

그렇게 뭔가 풀어내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실타래 엉키듯이 엉킨 마음 가닥이 살짝 느슨해지는 느낌도 들고

복잡함에서 조금 벗어난 대리 만족을 느끼기도 합니다.


올겨울엔 이 책에 실린 밀실 살인사건 책들을 읽어 보고 싶네요.

일본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소설들이지만 우리나라에 모두 번역본이 나온 건 아니라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읽어 보고 싶습니다.

이 책의 단점은 책값이네요.

양장본도 아닌데 값이 좀 나갑니다.

그럼에도 저로서는 모르는 책들의 정보와 함께 다양한 밀실 도감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추리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추리소설을 써보려 하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아이템이 될 거 같습니다.



본격 미스터리가 융성하는 요즘 미스터리에 관한 정보는 넘쳐나지만 그에 비해 올드 팬과 새롭게 입문하는 팬을 이어줄 안내서가 적은 것이 아쉬웠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스터리 장르에 새로 입문하는 팬들에게 미스터리의 고전을 안내해 주는 안내서가 될 밀실 대도감.

취지에 맞게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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