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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코요테 ㅣ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4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보슈는 아무도 믿지 않았고 아무한테도 기대지 않았다. 이제 와서 그런 생각을 바꾸고 싶진 않았다.
LA는 지진과 폭동으로 정신없고, 해리의 그 멋진 집은 철거 통지를 받았다.
폴리스 라인 대시 철거 테이프가 둘러진 집.
해리는 집을 조금씩 수리하면서 몰래 숨어 산다.
게다가 그는 현재 정직 상태이다.
그리고 심리 상담 중이다.
마치 세월을 한참 건너뛴 느낌이라 내가 순서를 잘 못 봤나 싶기도 했다.
파운즈를 유리 벽 너머로 날려버린 일로 해리는 정직 중이고, 상담치료 중이다.
이 치료에서 결과가 좋게 나와야 다시 복직할 수 있다. 하지만 상담사는 자꾸 해리의 과거를 들춰내고 해리는 과거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
이제 그는 세상 속으로 걸어 나갈 준비가 되었다. 세상이 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든 안 되어 있든.
30년 전 어머니의 죽음은 초등수사부터 부실했다.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어머니의 죽음은 뒷골목에 묻혔다.
직업도 집도 없는 해리는 이제 30년의 세월을 거슬러 가려 한다.
어머니를 죽인 놈은 아마도 거물급인 거 같다.
하지만 그자를 잡으려면 어디를 쑤셔야 할지 해리는 알았다.
그러기 위해 그는 파운즈 경위의 배지 번호를 사용했다.
그의 배지를 훔치기까지 했고.
그것이 어떤 일을 불러올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많은 의심과 확신과 사실은 무너졌다.
범인은 언제나 생각지 못한 곳에서 도사리고 있었고,
사건 역시 언제나 사소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해리는 이 이야기에서 많은 것을 잃었다.
그리고 어쩜 더 많은 걸 얻었을지도 모른다...
라스트 코요테.
해리 집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블루는 지진과 함께 사라진 걸까?
해리는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서 샀던 아슬아슬하지만 아름다운 집을 잃었다.
터전을 잃은 해리.
하지만 그는 벼랑 끝에서 다시 지상으로 발을 디뎠다.
이제부터 해리는 조금은 편하게 형사 일울 하게 될까?
더 이상 벼랑에서 위태롭게 서 있지 않아도 될까?
반전 덩어리일 거 같았던 어빙.
아마도 코넬리가 처음 어빙을 설정했을 때와는 다르게 많은 수정을 거친 거 같다.
그게 아니라면 어빙은 또 다른 수법을 위해 해리를 남겨 둔 것일지도...
라스트 코요테에서도 역시 해리에게 로맨스가 있다.
이번엔 해리를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여자.
하지만 해리도 그녀를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웃기게도
자신을 이해하려 했던 여자는 자신의 어두음을 보여주기 싫어서 떠나게 했고
그 어둠마저도 이해할 수 있는 여자는 그녀의 그 어둠 때문에 곁을 주는 게 망설여진다.
그러니 어쩌란 말이냐~ 사랑아!
복수는 참으로 쓸데없는 것.
라스트 코요테를 읽으며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해리의 마음의 응어리는 답을 알았겠지만 풀리지 않을 것이다.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