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연 ㅣ 웅진 당신의 그림책 2
소윤경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10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1110/pimg_7368641353184778.jpg)
두 자매와 아버지가 살던 집에
새엄마와 그녀의 아들이 함께 살게 되었다.
낯설고, 어색했지만
그들은 각각의 개성이 만들어 내는 맛의 조합으로 완성되는 "김밥"처럼
다섯의 맛이 한데 잘 말아져서 하나의 맛을 이루었다.
마치 "김밥"을 잘 말고, 잘 썰어, 예쁘게 담아내어 "소풍"을 가는 것처럼...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1110/pimg_7368641353184779.jpg)
세 아이는 잘 지냈다.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다.
사내아이가 물에 빠지기 전까지는...
그날 물속에 보였던 건 뭐였을까?
그건 사고였을까?
아들을 잃은 그녀는 달라졌다.
텅 빈 "냉장고"처럼 그녀도 텅 비어갔다.
빨강 리본 소녀에게 느끼는 그녀의 원망은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1110/pimg_7368641353184780.jpg)
빨강 리본 소녀는 물속으로 사라졌다.
그것은 원망이었을까?
아니면 죄책감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면 또 다른 사고였을까?
노랑 리본 소녀는 이제 혼자였다...
수련 속에 갇힌 "수연"이 되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1110/pimg_7368641353184781.jpg)
이제 그들의 "김밥"엔 새로운 재료가 첨가되어 4가지 재료만이 담겼다.
그들은 다시 "소풍"을 가게 되었고
그들의 "냉장고"는 다시 풍성해졌다.
노랑 리본의 소녀는 보이지 않는 외톨이가 되었다.
모든 슬픔을 가슴에 묻고 즐거운 세 사람을 바라본다.
어쩌면 사고란 예기치 않게 오는 거 같지만
그것은 언제나 예고편을 찍게 마련이다.
노랑 리본 소녀는 그것을 바라는 걸까?
아니다.
적어도 저 아이에겐 그녀와 같은 피가 절반은 흐를 테니...
완전한 반쪽을 잃은 대신 절반의 반쪽을 얻었다.
가족이란 그런 것이겠지.
온전한 가족은 없어.
언제나 절반의 만족이 있을 뿐이지.
세 사람은 다시 즐거울 테고
한 사람은 그것을 지켜보며 슬픔을 다독거릴 것이다.
또 다른 유혹이 다가오지 않을 때까지...
**********************************************************************************
이야기 없는 그림책은 온갖 상상력을 부추긴다.
수없이 그어진 선으로 이루어진 그림.
들여다보고 있으면 한없이 빠져들 거 같은 그림들이 묘하게 매력적이다.
장르소설 좋아하는 내게 이 이야기는 스릴 있게 느껴졌다.
그림 한 장 한 장마다 긴장감이 느껴졌다.
원초적인 감정들이 들끓어 대는 그림들 앞에서 비극의 울음소리가 울려 나왔다. 은은하게.
가족이 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상처가 깃든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건 어떤 것일까?
생명을 잃은 집안에 또 다른 생명이 주어진 것은 기쁨일까?
둘이었던 자매는 혼자가 되었다.
혼자서 그 아픔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잊어버리고 새로운 기쁨에 취한 세 사람을 지켜보며.
또 다른 유혹을 견뎌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