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의욕을 찾습니다 - N년차 독립 디자이너의 고군분투 생존기
김파카 지음 / 샘터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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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니, 쓸데없이 기대할 일도 사라진다. 괜한 미련을 남기는 일도 없다. 무엇보다 계획하지 않은 빈틈 사이로 새로운 에너지가 들어온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시작한 회사 생활을 5년 동안 하다 독립했다.

6년간 작은 브랜드를 만들어 운영하며 살고 있는 김파카.

이 작가의 글을 읽다 보니 나도 이제부터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면서 마음을 비우는 법을 배웠다.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건 빤히 아는 얘기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무심한 듯 적어간 글들엔 무심하지 않은 내용들이 담겼고

경험에 의한 생각과 감상과 의지는 머리로만 알고 있는 것들을 간접경험하게 만든다.

 

독립하면 일단 먹고사는 것이 젤 문제이고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삶을 살 거라는 희망은 희망뿐이고

내가 좋아하고,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은 알아봐 주는 이가 드물고

내 눈에 좋아 보이는 것들은 남들이 거들떠도 안 보고

독보적인 거 같은 나의 취향이 먹고사는 것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닌가가 고민스럽고

돈에 매이고 싶지 않지만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고

'나만의 무엇' 찾기는 쉬울 거 같지만 어렵기만 하다.

 





독립하고 프리랜서로 살면서 많이 고심하고, 많이 깨닫고, 많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답을 찾은 작가의 글이다.

그래서 조금 더 살아 본 나에게도 많은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있었고

새삼스레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들이 생각났다.

 

사실 이렇게 버틸 수 있었던 건, 어제의 내가 일을 해서 벌어둔 돈이 있어서다. 출근하기 싫어도 기를 쓰고 회사에 나가 일했던 그때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주는 기회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하기 싫은 일로 알토란같이 벌어 둔 돈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원동력이 되었다.

어쩜 그것이 없었다면 용기를 내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일기와 그림과 글들이 어우러져서 무심하게 담겨 있다.

그 무심한 일기와 그림과 글들이 주는 희망과 설레임과 에너지는 서서히 밀려온다.

누군가에겐 잊고 있던 것을 생각나게 해주고

누군가에겐 미래를 꿈꾸게 해주며

누군가에겐 자신을 알게 하는 힘이 있다.

 

이런 저런 독립에 관한 에세이들을 많이 봤지만

뭔가 마음을 들끓게 하면서도 안정감을 주는 에세이는 처음이다.

아마도 이 에세이를 읽는 동안 집 나갔던 의욕들이 돌아오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각자의 방법을 찾아내고

각자의 길을 가는 와중에도

끝없이 불안하고, 의심하고,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 무심한 에세이를 읽어 보라 말해주고 싶다.

 

이렇게 해야 한다.

이게 길이다.

라는 말 없이도 내가 어떻게 가야 하는 지를 무심하게 알려주는 글이다.

 

무엇보다 욕심내지 않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걸 했다.

 

 

나도 욕심내지 않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겠다.

어디에서 나에게 맞는 길이 열릴지 알 수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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