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아이스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2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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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가 누군지 알게 되었다.

 

 

해리 보슈의 두 번째 이야기 블랙 아이스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저 위의 문장으로 압축된다.

블랙 아이스는 한 겨울 아스팔트에 살얼음이 얼어 있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보슈의 이야기에서는 신종 마약의 이름이다.

가장 새롭고, 가장 강력한 마약.

 

칼 무어 마약반 형사가 모텔에서 산탄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날려 버린 채로 발견된다.

모텔 방안엔 무어의 지문만 있고 아주 깨끗하다.

당직이었던 해리에게 가야 할 연락이 윗선을 통해 강력계로 넘어가고 무어의 사건은 자살로 결론지어지는 추세다.

하지만 해리의 촉은 자살이 아닌 것에 맞춰줘 있다.

또다시 모든 것을 거스르는 해리의 수사가 시작된다.

 

'난 내가 누군지 알게 되었다.'

무어의 유서라고 생각된 이 짧은 메모는 아주 많은 의미들이 담겨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무어와 보슈는 결국 이 블랙 아이스를 통해서 자신들이 누군지 알게 되었으니까.

 

할리우드에서는 인간들 속에서 괴물이 유유자적하며 돌아다닐 수 있었다.

붐비는 고속도로 위에 자동차 한 대가 더 끼어드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항상 붙잡히는 놈들이 있는가 하면 항상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빠져나가는 놈들도 있었다.

 

 

해리의 상관 파운즈는 해리에게 새해가 오기 전에 실적을 올릴 수 있는 살인사건을 맡긴다.

그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형사가 갑자기 은퇴를 하겠다고 하기에 사건이 해리에게 넘어온다.

해리는 자신에게 넘겨진 살인사건들을 조사하다 이 사건들이 모두 무어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게다가 무어는 자신에게 어떤 자료를 남겼다.

 

경찰 내부의 알력.

감쪽같은 위장.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을 넘어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

그리고 출생의 비밀...

 

"해리 할러."

노인이 속삭였다. 화학 치료로 바싹 타들어간 얇은 입술에 잠깐 미소가 떠올랐다.

"그게 네 이름일 수도 있었는데. 헤세를 읽어봤니?"

 

해리에겐 탄탄대로의 길이 있었을 수도 있었다.

미키 할러 변호사의 배다른 동생.

해리 보슈의 진짜 태생이 알려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무어 역시 해리만큼의 태생의 비밀이 있었다.

 

블랙 아이스가 쫄깃한 이유는 해리의 선택 때문이다.

그리고 보슈는 예상 보다 일찍 홀레와 루터(영드 루터의 주인공 이름)의 대열에 합류한다.

아니.

어쩜 해리의 전례가 홀레와 루터의 길이 되었을 것이다.


 

우린 지금 완전히 다른 삶을 산 사람들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경찰과 마약조직 두목. 하지만 그들 사이에 뭔가가, 같은 동네 사람들의 유대감 같은 게 있었던 게 틀림없어.

 

 

정말 완벽한 범죄였는데.

하지만 끈질긴 형사 한 명이면 완전범죄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빙의 정체가 의심스러워지고

해리는 어디까지 가게 될지 벌써부터 고민스러워지는 블랙 아이스.

 

그리고 해리는 매번 로맨스를 날리는데 이번엔 무어의 전 부인 실비아다.

첫눈에 끌리는 두 사람

그 두 사람의 연애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내 생각에 보슈는 정착하고는 거리가 먼 남자인데 말이다...

 

"자네 말이 맞아, 보슈. 솔직히 말해서 자넬 잘 모르겠어. 그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도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그 말을 들으니 자네에 대한 걱정이 다시 고개를 드는군. 자넨 팀을 위해 일을 하지 않아. 자신을 위해 일하지."

 

 

어빙이 예리할 때가 있다니 참 다행이다 싶다.

어빙은 어째서 해리를 그렇게 눈에 가시처럼 여길까?

단지 그가 팀으로 움직이려 하지 않기 때문일까?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보슈의 이야기를 읽어 갈수록 어빙의 해묵은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가 궁금해진다.

 

해리는 무리에 있지만 언제나 혼자다.

그건 그의 숙명인 거 같다.

그렇기에 해리는 독자적인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어릴 때부터 이집 저집을 전전했고, 전쟁의 트라우마를 지닌 채 매일매일 살인사건을 보아야 하는 해리 보슈.

그는 살인범을 잡는 것에서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찾는 건지도 모른다.

그것마저 없다면 그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이 많으니까.

자신이 살기 위해 사랑하면서도 곁을 주지 않고, 끝까지 범인을 잡기 위해 원칙도 불사하는 해리 보슈.

그래서 점점이 그에게 빠져들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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