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도와 별에서 온 말
메리 스튜어트 지음, 정기현 그림, 김영선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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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든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물론, 아멜리 너는 너 스스로 판단해야겠지.

 

마치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옛날이야기를 해주는 거 같은 루도와 별에서 온 말.

이야기 내내 아멜리에게 확인하는 듯한 글투 때문에 누가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기분이 들었다.

 

루도는 착하고 성실하고 다정한 아이다.

솜씨 좋은 아버지는 목수였다. 루도는 나름 열심히 조각을 해보지만 아버지에게 핀잔만 듣는다.

스스로 솜씨도 없고, 무엇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어느 겨울밤

홀로 집을 지키고 있는데 외양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외양간에 가보니 늙은 말 렌티가 사라지고 없었다.

 

렌티를 찾아 나선 루도는 하늘에게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곳에 렌티가 있을 거라 확신하고 렌티를 찾아 나서지만

눈 구덩이에 빠져 버리고 만다.

그리고 그곳에서 렌티와 루도의 여행이 시작된다.

 





별자리 12궁.

루도와 렌티가 여행하는 곳은 별자리의 나라다.

12개의 별자리를 상징하는 동물들을 만나는 루도와 렌티의 모험.

별나라 태생인 렌티의 마지막을 함께 여행하면서 루도는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게 된다.



루도는 우리가 다른 이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 있다면 그것은 물 한 잔을 건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네가 말을 안전하게 데려온 것이 우연이라고 생각하니? 세상에 우연이라는 것은 없단다, 루도.

 

이걸 명심해, 얘야. 모든 것에는 영혼이 있어.

가치 있는 일 중에 쉬운 일이란 없어.

 

 

루도와 렌티는 12궁을 여행하면서 많은 고비들을 넘기지만 가장 넘기기 힘든 고비는 마지막 전갈자리에 있었다.

전갈은 곧 죽음을 뜻했다.

루도는 자신과 렌티를 위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했을까?

 

메리 스튜어트는 로맨틱 서스펜스와 역사 장르에서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고, 어린이 독자를 위해서도 동화를 썼다.

루도와 별에서 온 말 역시 메리 스튜어트가 쓴 동화 중에 하나다.

12궁을 여행하는 소년 루도와 별나라 말 렌티의 모험은 루도가 자신을 시험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한계의 순간에 맞설 때마다 루도의 선택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의리와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소년의 배려와 용기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켜져야 할 덕목들이 무엇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늘 선택의 순간을 살아간다.

아주 사소한 것도 모두 나의 선택이다.

하지만 나 자신만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 대한(그것이 동물이라도) 선택을 대신해야 한다면

어디에 무게를 두게 될까?

 

그런 의미에서 천칭자리에서 루도의 무게를 달았던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만약 내가 천징의 무게 추에 올라가게 된다면 나와 평행을 이룰 천상의 물건은 어떤 것일까?

 

동화를 읽고 나면 마음이 한없이 포근해진다.

루도와 렌티와 함께 12궁의 별자리를 여행한 기분이 묘하다.

더불어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착하게라는 게 어떤 것인지를 어렴풋이 깨달은 기분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착하다의 개념이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손해 보는 것으로 느껴질 때마다 루도를 떠올려야겠다.

착함의 대가로 받은 손해는 나에게 가장 귀중한 '무엇'으로 되돌아 올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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