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속의 고양이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수경 엮음 / 황금가지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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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후 메도우뱅크가 겪게 될 엄청난 문제의 전조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혼란, 무질서, 살인 등 메도우뱅크를 지배할 어떤 사건들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라마트의 왕족은 비상시에 사용하기 위해 보석을 지니고 다닌다.

알리 유스프 왕자는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인 라마트에서 탈출 작전을 감행하기 전 자신의 비행사이자 친구인 밥 롤린슨에게 자신의 보석을 맡긴다.

밥은 잠시 휴가차 라마트에 와 있던 누나에게 그 보석을 맡기려고 찾아가지만 누나는 외출 중이었고 혁명은 시시각각 다가올 조짐으로 마음이 급한 그는 보석을 처리하기 위해 고심을 한다.

그리고 몇 달 후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던 밥과 알리 유스프 왕자가 탄 비행기가 추락한 채 발견되고 암암리에 알고 있던 알리 왕자의 보석을 찾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느 곳에서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보석은 찾는 자가 임자였던 것이다.

 

메도우뱅크는 사립 여자 학교로서 세워진지는 얼마 되지 않지만 좋은 가문의 여학생들이 다니는 곳으로 점점 입지를 굳혀가는 학교이다.

그곳에 밥 롤린슨의 조카 제니퍼가 입학하고 유스프 왕자의 약혼녀 샤이스타 공주가 입학한다.

그리고 새로 온 선생님과 젊은 정원사가 채용된다.

부산하게 시작하는 학기의 첫날

학생들과 학부모를 맞이하던 교장 불스트로드 선생은 학부형이 한 말 중에서 뭔가 중요한 부분을 놓쳤다는 의심이 들지만 너무 바쁜 나머지 무시해버린다.

그리고 새로 지은 스포츠 파빌리언에서 새로 온 체육교사가 총에 맞아 죽는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비둘기 속의 고양이처럼 말이에요. 그런 느낌이었어요.

우리 모두는 비둘기인데 그 속에 고양이가 하나 있었던 거죠.

하지만 우린 고양이를 못 본 거죠.

 

 

선생들과 학생들은 뭔가 이상한 느낌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이 무언지는 모르는 상황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첫 번째 사건을 해결하기도 전에 연달에 2명의 선생이 목숨을 잃는다.

게다가 샤이스타 공주는 자신을 누가 납치할 거 같다는 얘기를 하고 그것을 무시했던 교장과 경찰 앞에서 보란 듯이 사라지고 만다.

가장 탄탄할 때 학교를 물려주고 자신의 삶을 살고 싶었던 교장 불스트로드.

불스트로드와 함께 학교를 설립하고 키워왔으나 차기 교장직에서 제외된 채드윅 선생.

요즘 보기 드문 젊은 정원사로 학교의 이곳저곳에 관심이 많은 아담.

살인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애쓰지만 갈피를 못 잡는 켈시 경감.

그리고 사건의 중심에 있는 밥의 조카 제니퍼와 그녀의 절친 줄리아.

 

모든 사람은 뭔가를 알고 있기 마련입니다.

스스로 안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지라도요.

왕족의 보석이라는 비밀스럽고도 신비한 요소가 감쪽같이 사라진 사건.

임자 없는 보물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된 각국의 스파이들.

세 건의 살인과 한 건의 납치.

그리고 거의 마지막에야 등장하는 에르퀼 푸아로!

 

이 이야기엔 애거서 크리스티의 명탐정 에르퀼 푸아로가 등장한다.

마지막에 쨘~ 등장해서 사건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해결하는 푸아로의 솜씨를 발견할 수 있는 비둘기 속의 고양이.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고양이 찾기가 어려워진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이야기들은 예상치 못한 반전을 지니고 있다.

모든 등장인물의 배경과 인과관계를 읽어가도 사소한 트릭 하나 때문에 범인에서 제외하게 되는데

그렇게 맞이하게 되는 반전이 독자의 마음을 훔치는 크리스티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늘 인상적인 캐릭터가 있는데 이 비둘기 속의 고양이에서는 불스트로드 교장이 바로 그런 캐릭터다.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고정된 시선을 갖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진정한 교육자라는 생각이 든다.

전통을 지키지만 현실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고전 추리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뛰고 나는 현재의 추리 소설 보다 은근한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 은근한 매력 때문에 고전 추리 소설을 포기하지 못하는가 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뼈 때리는 반전은 독자들로 하여금 읽고 나서 한참 뒤에도 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래서 긴 시간 동안 그녀의 이야기들이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거 같다.

 

비둘기 속의 고양이는

혁명, 암살, 살인, 납치, 스파이 그리고 보석.

거기에 양념처럼 곁들여진 인간의 욕망과 신념 등이 잘 버무려진 '맛'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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