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스토리콜렉터 74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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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에이머스 데커 시리즈의 4번째 이야기는

폴른 : 저주 받은 자들의 도시 이다.

휴가를 내고 재미슨과 함께 그녀의 언니네 집을 방문한 데커는 그곳에 도착한지 몇 시간도 안 되어 뒷집에서 시체 두 구를 발견한다.

당신이 또 살인 사건 조사에 휘말리다니 믿어지지가 않네요. 워싱턴디시에서는 목격자였죠.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사건은 말할 것도 없고, 여기 펜실베이니아주에와서는 시신을 두 구나 발견했고요.

사건에 휘말리기 싫어하는 재미슨과 사건을 해결하고 싶어 하는 데커.

목매단 시체와 지하실 입구에서 죽어있었던 경찰 제복을 입은 남자.

흥건한 피가 누전을 일으킬 정도로 바닥에 흘려 있지만 시체엔 피를 흘릴만한 상처가 없다~


과연 이곳은 사건 현장이 맞는 것인가?


이들이 오기 전 몇 건의 살인사건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데커.

하지만 담당 형사들은 두 사람을 탐탁지 않아 하고 경계한다.


나는 카산드라와 몰리의 살인자를 몇 번이고 다시 잡으려 하고 있어. 이 일은 절대 끝나지 않을 거야. 세상에는 늘 살인자들이 있을 테니까. 그러니 이게 내 세상이다. 내 세상에 온 걸 환영한다.

사건이 데커를 따르는 것이냐.

데커가 사건을 따르는 것이냐.

어느 곳에 있던 불가피한 사건을 맡게 되는 데커.


이곳은 재미슨의 언니 엠버가 새로 이사 온 배런빌이다.

배런빌에 새로 지은 물류창고로 승진된 남편을 따라온 엠버와 조이.

이곳은 버려진 도시와 다름없었다. 한때는 찬란했던 역사를 가진 곳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자네는 여기 있는 동안 그걸 배우게 될지도 모르겠군. 어쩌면 못 배울 수도 있지만."

"그게 뭐죠?"

"배런빌에 불법인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

한때는 석탄과 제조업으로 번성했으나 지금은 마약 소굴로 번성한 배런빌.

그곳엔 높다란 언덕에서 이 도시를 내려다보는 배런 가문의 저택이 우뚝 솟아있다.

도시는 배런 1세의 이름을 따서 배런빌이 되었지만 지독한 구두쇠였던 배런 1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가 일궈놓았던 산업들은 모조리 망했고, 배런이란 이름은 이 도시에서 저주와도 같은 이름이 되었다.

사람들의 경멸과 멸시와 조롱을 한 몸에 받으며 이곳에서 홀로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존 배런.

그가 있는 저택의 땅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과거부터 유령처럼 떠돌고 있었다.


데커가 발견한 시신이 모두 위장 경찰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DEA가 파견된다.

사건을 파헤칠수록 단서는 존 배런에게로 향하고, 데커와 재미슨은 하마터면 불에 타버릴 뻔한다.

그때의 사고로 데커는 머리에 충격을 받고 그의 공감각과 기억력에 미세한 손상이 생긴다.

저주받은 기억력의 소유자 데커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는 걸까?

데커 자신도 자기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엠버의 남편이 사고로 죽는다.

과연 그의 죽음은 사고일까? 또 다른 살인일까?


이 배런빌에서 과연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나 한걸까?


그러니까 보험 사기, 마약 판매, 그리고 보물을 차지하려고 엉뚱한 사람한테 누명을 씌우기까지. 손바닥만 한 도시에서 이렇게 많은 빌어먹을 일들이 제각기 벌어지고 있을 줄이야. 아,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누군가 데커와 재미슨을 노리고 있고, 사건은 오리무중으로 감을 잡을 수 없고, 마을은 보험금을 탄 가족들에 의해 조금씩 재건되어 가고 있는 배런빌.

이곳에서 데커는 꼬마 조이를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시간을 갖는다.

딸을 잃은 데커와 아빠를 잃은 조이는 서로의 의지처가 된다.

아마도 데커에게 절대 부족했던 공감능력이 이 배런빌에서 받은 부상으로 조금씩 부활하는 거 같다.

대신 사진처럼 명확했던 기억력에 조금 문제가 생겼고, 공감각도 예전처럼 발휘되지 않는다.

그것이 좋은 현상인지 나쁜 현상인지 지금으로써는 알 수 없다.

배런빌은 다른 시골, 교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할 수 있었다. 또한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일굴 수 있었다.데커가 믿는 게 있다면, 바로 인간 영혼의 회복력이었다.

실제로 내가 살아 있는 본보기니까.




발다치가 멋진 이야기꾼이라는 건 이 책의 말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말 믿을 놈 하나 없다! 라는 말이 확인되는 순간 이 배런빌이라는 도시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된다.

한 도시에 오래 묵은 증오와 갈등과 비밀이 사람들을 어떻게 변하게 하는지.

그리고 그들을 어디까지 몰고 갈 수 있는지.

중요한 건.

어느 곳이든, 어느 시간대든, 어느 상황이든, 그 모든 걸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게 마련인 것이다.

고여서 썩고 있던 웅덩이를 코 막고, 고개 돌리고 외면했던 사람들 사이로

저 웅덩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고약한 냄새를 없앨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그 고민을 끝으로 스스로 자정하기 위해 일어서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데커는 인간 영혼의 회복력을 믿는다고 말했던 것이다.

아무리 범죄에 찌들어 있고, 부정부패와 비리에 녹아든 사람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라도

어딘가에서 그들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이 나타나게 마련이고

언젠가는 그들에게도 기회와 같은 힘이 생기는 시간이 오게 마련이다.

발다치는 데커를 통해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했던가.

이 무너질 대로 무너진 배런빌에서 조차 스스로 살아내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야기 속이지만 제2의 배런빌로 거듭날 그 도시의 앞날을 응원하게 된다.

우리에게도 있을 배런빌에도 이런 상처를 극복해내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조금 더 새로워질 데커가 다음편에서 기다리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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