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일기 ㅣ 카프카 전집 6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유선 외 옮김 / 솔출판사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일기 쓰는 것을 더 이상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서 나를 확인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여기에서만 그럴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란츠 카프카.

많은 사람들이 그를 [변신]이란 작품으로 기억할 것이다.

카프카의 작품 중에 [변신]만큼은 모두가 한 번쯤 읽어 보거나 읽지 않았더라고 줄거리를 알고 있을 테니.


​

카프카 전집을 읽으면서 나는 이처럼 치열한 사람을 만난 적이 드물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가 살았던 그 시대에 그는 모든 방면에서 치열했다.

가족에게서도 치열했고, 사랑에서도 치열했고, 일에서도 치열했고, 글쓰기에서도 치열했다.

자기 자신에게 조차도 치열했다.


​

카프카의 일기는 일기이자 습작이었고, 단상이자 무의식이었다.

카프카의 머릿속엔 항상 글 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

자신의 영혼을 덜어내기 위해 치열하게 써 내려갔던 카프카.

자신의 존재를 철저하게 고립시키면서 그는 글로써 자기 자신과 소통했다.

그랬기에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도 그는 미래인들과 글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어렵고, 뭔 소린지 모르겠고, 쓰다만 글들 사이로 그의 절박함이 묻어난다.

한시도, 한순간도 그는 놓치고 싶지 않았던가 보다.

사진처럼 찰나의 순간을 박제하지 못했던 그는 글에다 자신의 시간을 박제했다.


​

자신이 느끼고, 바라보고, 생각하고, 스치고, 바랐던 모든 것들을 그는 글로 담아냈다.


​

나는 현명한 편이었다.

언젠가 해낼 것이라는 희망조차도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희망조차 가지지 않는 것을 현명하다고 말하는 문장 앞에서 그의 담담한 절망을 본다.

그를 그렇게 절망스럽게 만든 건 세상일까. 자기 자신일까.


​

카프카를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의 일기를 통해.

이 일기를 몇 번을 읽으면 그 마음 한자락에 닿을 수 있을까...


​

가을에 만나서

겨울에 끝냈다.

짧은 연애는 아련하게 오래 기억되는 법이다.


​

가끔

세상이 덧없다고 느껴질 때

카프카를 만나야겠다.

추억은 또 다른 삶의 연장선이니까.


​

카프카는 오래도록 미래인들에게 그렇게 치열하게 삶을 연장시킬 추억을 소환해 줄 것이다.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