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편의 단편들을 읽는 내내 흥분이 되었다.
여지껏 번역서로만 읽은 추리소설들이 머리에서 싹~ 지워지는 순간이었다.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짧은 추리 소설들이 모국어로 나열되어 있었다.
2007년 부터 2020년 까지 대상을 받은 작품들은 색다르고, 흥미롭고, 무섭고, 애잔하고, 아린 이야기들의 모음집이었다.
골라 먹는 아이스크림 보다 더 '맛' 이 있었다.
흉가
그렇다면 내 아내는 누구인가?
그렇게 말하는 나는! 또 누구란 말인가!
국선 변호사
변호사가 아니라 형사가 되셨으면 범죄율을 줄이지 않았을까 싶소!
무는 남자
내 인생은~ 나의 것!
무엇을 할 것이냐, 무엇이 될 것이냐를 결정하는 사람은 언제나 나여야 합니다.
스탠리 밀리그램의 법칙
그냥. 착하게 살자.
아이의 뼈
노파가 돈을 주고 산 것은 아이의 죽음이었다.
이 문장에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보화도
아! 이순신! 그러나 보조출연자로 나오셨습니다.
각인
원식 씨. 당신은 무엇이 그리 안타깝다는 거니?
낯선 아들
낯설어도 아들이고, 낯선 아들도 아들이다. 외로운 노모에겐...
유일한 범인
도무지 기댈 곳이 없는 삶.
그래도 내 사람은 지켜야지.
귀양다리
헛된 꿈을 꾼 사람이 나쁜 걸까. 헛된 꿈을 꾸게 만든 사람이 나쁜 걸까.
예나 지금이나 가진 것들이 하는 짓이란..
소나기
소나기 쌍팔년도 버전. 읽고 나서도 내 마음에 비가 내리고 있다.
일각수의 뿔
서린에게 이 황금펜상 수상 작품집을 추천합니다!
12편의 이야기에 짧은 평을 달아봤다.
한국 추리소설을 외면했던 시간들을 반성한다.
우리에게도 기발하게 멋진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황금펜상이 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우리나라는 장르소설의 불모지라고 생각했었다.
그 세월 동안 꾸준히 쓰고, 또 썼던 작가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우리의 추리 소설은 이제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