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자신만만한 투페 탐정.
마치 셜록 홈즈와 왓슨을 연상시키는 이 콤비.
기고만장한 투페 탐정을 이용해 멋지게 반전을 선사한 이는 누구일까?
하이디? 달타냥? 샬롯 부인?
이 이야기는 답을 생각하면 할수록 등골이 서늘해진다
고양이 발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처럼.
잘난 척, 멋진 척 혼자 다한 투페. 그 그늘에서 필경사 노릇이나 하는 그의 친구보다도 못한 투페의 잘난 척이 우스워지는 이야기.
멀티플렉스 시네드롬
그곳에서 크리스마스 소동을 보려고 했던 린지.
린지가 시네드롬에서 보낸 하루가 바로 크리스마스 소동이었다. 내겐.
아주 많은 영화들이 거론되었고, 영화 속 대사와 장면들이 패러디 되었던 이야기.
린지와 잭의 미스터리가 절찬 상영 중인 시네드롬의 하루.
영화에 대한 지식이 많으면 이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더할 것이다.
위트 있는 코니 윌리스를 즐기기 더할 나위 없는 이야기.
SF의 여왕답게 소식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더불어 정신없게 외계 생명체를 생각하게끔 만든다.
갑자기 크리스마스의 정신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면?
긴 줄에도 짜증 내지 않고 오히려 자리 양보까지 한다면?
죄수들이 스스로 자수하고, 실업률과 자살률이 줄고, 질서가 잡히고 사람들이 모두 친절해졌다면?
그렇다면 좋은 거 아닌가?
왜 애써서 옛날의 그 엉망진창이고, 신경질적이고, 불평등한 시절로 돌아가야만 할까?
잠시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숙주로 사느니 불평등하고, 엉망진창인 곳에서 온전히 나로 살고 싶다!
어느 날 설교를 하던 중에 갑자기 예수의 재림에 대한 계시를 받은 멜 목사는
정처 없이 서쪽으로 향한다.
서쪽으로 떠난 사람이 멜 목사만은 아니었다.
영어 교사들의 성경인 <인용 대백과>에 나온 한 문장 때문에 서쪽으로 길을 떠난 캐시.
멜을 찾아 서쪽으로 달려온 B.T.
이 예상치 못한 동방박사들의 여정은 어디에서 끝날까?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온 세상에 눈이 내린다면?
우리가 알던 이들처럼은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좀 더 생각해 보게 만드는 에피소드였다.
코니 윌리스식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쫄깃하다.
쫄깃쫄깃한 젤리를 먹는 맛이랄까?
부록에 담긴 크리스마스에 보면 좋은 영화들과 드라마들은 크리스마스 팁이다.
아는 영화들을 이야기 곳곳에서 만나게 되고, 모르는 영화들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한다.
제목과 같은 에피소드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이유는 가장 재미있었기 때문에!
미국 소설과 영국 소설이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라면 영국 소설은 화려함이 빠진 수수함에서 나오는 묘한 뉘앙스가 읽는 이들을 중독시키는 마력이 있다.
코니 윌리스는 그걸 너무 잘 알아서 사용하는 작가이다.
그녀의 글의 묘미를 한국어로 다 담기가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한 편씩 읽으면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새겨보기에 좋은 이야기들이다.
영국식 유머와 문화를 잘 몰라서 읽으면서 좀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