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의 여왕답게 그녀가 보여주는 세상은 특별한 감각이 있다.
거기에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가 덧붙여져서 그런지 따스한 기운으로 감싸인 오래된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요셉과 마리아가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을 잃고 도착한 곳은?
외계인 알타이르인들 움직이게 한 것은 무엇일까?
장난감 가게에서 사라져버린 애인의 아이를 찾을 수 있을까? 닉스 경기도 볼 수 있을까?
코니 윌리스식 중매는 성공할까?
가볍게 읽으면서도 쉼 없이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
코니 윌리스를 작년 여름 둠즈데이 북으로 만났다.
8월에 비바람이 몰아치던 영국에서 둠즈데이 북을 읽는 기분은 몸살처럼 마치 페스트균이 몸에 달라붙어서 이야기 속의 시대 속에 빠져버린 기분이었다.
그때만 해도 몇 달 뒤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그 시대와 똑같은 상황에 처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때 코니 윌리스의 글의 느낌들은 태풍의 눈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주변부에서 거칠게 몰아치는 것들을 눈으로 보며 고요함 속에 파묻힌 기분.
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 이 소설집에서는
단순과 간결함을 유머와 온기로 버무린 작품들이었다.
고전미를 걸친 SF 이야기는 그래서 꽤 인상적이다.
코니 윌리스의 인상처럼 푸근하고 유쾌한 이야기들은 그만큼 날카롭기도 하다.
제목처럼 강렬하면서도 귀여운 앙탈 같은 이야기들을 즐기면서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를 대비해 본다.
강렬한 이야기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글이다.
크리스마스 정신처럼 추운 곳에 온기를 주는 그들을 읽으며 연말을 보내게 되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