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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단편전집, 개정판 ㅣ 카프카 전집 1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주동 옮김 / 솔출판사 / 2017년 5월
평점 :
718페이지 두께의 이 책은 단편 소설들로 이루어져 있다.
카프카에 의해 출판된 작품들
잡지와 신문에만 발표된 작품들
유고집에 수록된 단편들
이렇게 3부로 나뉜 수많은 단편들이 카프카의 매력을 발산시키고 있다.
난해하다는 의견들이 많은 카프카의 글들을 나름 즐겁게 읽었다.
카프카가 살고 있던 시대
그가 스치고 지나쳤던 사람들
그가 거닐던 거리
그가 보았던 상점
그가 느꼈던 느낌
그가 보았던 어떤 순간
그가 알았던 사람들의 어느 한순간
그가 모르지만 어느 시간 카프카의 눈에 띄었던 사람들의 한순간이 그의 단편들에 담겼다.
그때그때 지나치는 순간을 글로 잡아내어 묶어 두었던 카프카.
어떤 공식을 기대하지 않고 읽는다면 카프카의 "맛"과 "멋"을 알게 될 것이다.
변신은 오래전 읽었지만 느끼지 못했던 주인공의 비애를 어른이 되어 그것이 어떤 무게와 어떤 상실인지를 알아서인지 더 처연하게 느껴졌다.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가고
내가 사라진 자리에는 또 다른 사람으로 채워지고
내가 가졌던 무게 또한 내가 짊어지지 않았어도 되었을 테고
스스로 누군가의 '짐'만 되지 않도록 살면 될 뿐이다.
가족을 위한 희생은 어쩜 덧없는 것이라는 걸 카프카는 일찍 깨달았나 보다.
변신은 어쩜 인간사의 끄트머리를 희화한 작품일지도 모른다.
병들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생활할 수 없는 노년의 모습일지도 모르지...
단물 빨린 벌레는
잊혀지고, 거추장스럽고, 죽어도 기억되지 않는 존재로 사라졌다.
거듭 씁쓸하게 읽혔던 건 아마도 가치를 상실한 인간의 비애를 보았기 때문일 게다.
카프카는 글마저도 카프카카프카 하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으나, 온전히 내맘대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