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 영드 셜록의 작가가 엄선한 8편의 에피소드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1 - 셜록 홈즈 130주년 기념 BBC 드라마 [셜록] 특별판 ㅣ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마크 게티스 외 엮음, 바른번역 옮김, 박광규 감수 / 코너스톤 / 2017년 11월

홈즈는 제가 보기엔 지나치게 과학적이에요. 냉혹할 정도로 말입니다.

셜록 홈즈의 나이가 130세가 넘었다니!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는 인류 역사상 가장 멋진 탐정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셜록은 많은 후대인들에게 끝없는 영감을 주는 독보적인 캐릭터다.

그동안 셜록 홈즈의 이야기를 많이 읽고, 각종 드라마나 영화를 보아왔지만 홈즈 탄생 130주년 기념 에디션으로 나온

코너스톤의 셜록은 좀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전의 히트를 한 영국 드라마 셜록.

한 시즌에 3개의 에피소드만을 가지고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주인공 역인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드라마.

그 드라마의 각본을 맡은 스티븐 모펫과 드라마에서 셜록의 형 마이크로프트역을 맡은 마크 게티스가 엄선한 8편의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물론 이 책에 담긴 8편의 이야기는 드라마 셜록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 에피소드에 사용되었다.

주홍색 연구는 셜록과 왓슨 박사가 처음 만나서 룸메이트가 되어 맡게 되는 사건이다.

홈즈는 유식한 만큼이나 무식했다.

왓슨 박사가 보는 홈즈의 특징은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 외의 것에서는 정말 무식할 정도로 아는 게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만능박사의 이미지와 상반된 것이다.

원작을 제.대.로. 읽게 되면 건너건너 들어서 대충 알고 있는 사실이 얼마나 근거 없는 것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범죄수사에 대해 까다로운 안목(?)을 가진 셜록은 아무 사건이나 맡지 않는다.

그의 천재성을 시험할 수 있는 고난도의 사건에만 관심을 보이는데 주홍색 연구는 셜록의 구미에 딱 맞는 사건이었다.

내 머리는 말이야. 가만히 있는 걸 못 견뎌 하지. 그러니 문제가 필요해. 내게 일을 줘. 가장 풀기 어려운 암호나 아주 복잡한 분석 문제를 주면 나는 원래 상태로 돌아갈 거야. 그러면 코카인 같은 인위적인 자극제는 없어도 되겠지. 나는 지루한 일상을 혐오해. 고양된 정신 상태를 갈망하지. 그런 이유에서 이런 특별한 직업을 택했고 말이야. 아니 만들어냈다고 하는 편이 낫겠군. 나 같은 사람은 세상에 또 없으니까.

자문 탐정이라는 직업을 스스로 만들어내어 활약하는 셜록 홈즈.

이름부터 남다른 셜록.

그의 활약이 왓슨의 기록으로 남겨지는 형식을 취한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은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읽어도 읽을 때마다 다른 것들이 보이는 재미를 가지고 있다.

이번에 코너스톤에서 나온 이 책은 가독성이 좋고, 현대적 문체여서 이 책을 기획한 두 사람(모펫과 게티스)가 다시 다듬어 쓴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다.

자네는 사소한 부분에서 남다른 천재성을 보이는군.

셜록의 재능

곁에서 지켜보고 기록하면서도 그 재능을 따라잡지 못하는 왓슨.

하지만 왓슨은 셜록에게 없는 재능이 있었다.

그게 바로 왓슨 박사가 가진 매력이자 특별함이다.

왓슨은 셜록과 세상을 연결하는 끈이다.

천재성을 가진 저 괴짜 사나이를 진심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왓슨이 유일하니까.

각가 가지고 있지 못한 부분을 서로를 통해 채워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와 독특하고 기발한 사건들을 해결해 가는 방식조차도

고전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현대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표지에 담긴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모습 때문에도 그렇지만

영드 셜록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다시 읽는 셜록 홈즈의 이야기는 머릿속에서 자동 재생되는 주인공들의 모습 때문에

훨씬 재밌고 현실감 있게 느껴졌다.

홈즈의 수사 방식을 지켜보는 것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었다. 특히 눈 깜짝할 새 끝나는 홈즈의 추리는 직관에 의존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항상 논리적인 단서 위에서 전개된다. 이를 사건 해결의 실마리로 삼아 얽힌 문제를 신속하게 풀어나가는 홈즈의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예전에 읽을 때는 홈즈에 푹 빠져서 셜록만 보였지만 지금 다시 읽는 셜록에선 아서 코난 도일의 천재성이 새삼 돋보였다.

이렇게 후세에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따라잡을 수 없는 독보적인 캐릭터를 창조해낸 아서 코난 도일의 어느 한 단면들을 골고루 가지고 있을 셜록과 왓슨 박사.

이 두 사람의 캐미를 더 맛볼 수 있는 두 번째 이야기가 대기 중이라는 사실이 더 즐거울 뿐이다.

아, 이런! 정말 악이 판치는 세상이야. 좋은 두뇌를 나쁜 일에 쓸 때가 최악이지.

셜록이 탐정이 아니라 범죄자였다면?

과연 셜록을 대적할 형사나, 탐정이 있을까?

갑자기 궁금하다!

*출판사 지원도서지만 온전히 내맘대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