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 나, 타인, 세계를 이어주는 40가지 눈부신 이야기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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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인생 전체에 흩뿌려진 모든 지식은 내 안에서 언젠가 만난다.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읽는 와중에 이 책을 읽었다.

제목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는 마치 아련한 사랑 시의 제목처럼 느껴진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이 제목의 의미를 깨닫게 되기 전까지는.

타인, 세계, 도구, 의미 이렇게 4부분으로 나눠서 삶의 전반적인 것들을 설명해 준다.

읽고 있는 중에도, 읽고 나서도 그런 생각이 든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생각과 생각을 거듭해야만 이런 책을 쓸 수 있을까?

세상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존재가 태어나고 어쩔 수 없이 자기만의 시간을 고스란히 지내야만 한다. 그것은 가르쳐준다고, 알려준다고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세상을 살아가며 얻게 된 소중한 경험과 이해는 오래 산 존재들과 함께 침묵 속으로 사라지고, 세상은 이 세상이 처음인 싱싱한 존재들이 장악한다.

인간사와 세상사를 꿰뚫어 버리는 통찰력 앞에서 머릿속이 시원해진다.

이 책을 두고 이런 책이고, 이런 사람에게 어울릴 거라는 말을 하는 건 우스운 짓이다.

지대넓얕을 읽고 있으니 이 책은 그냥 넘어가도 될 거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아찔했다.

내내 머릿속에서 떠돌던 생각이나 느낌들이 이 책에 활자로 박혀 있었다.

우리는 세계를 점검해봐야 한다. 나의 세계 안에는 무엇이 있고, 밖에는 무엇이 있는지. 혹시 나는 고집스레 단일한 진리관을 움켜쥐고 빈곤하게도 이것만으로 평생을 살아가려고 작정했던 것은 아닌지를.

또한 외부의 내가 모르는 많은 것을 단순히 비진리라 규정해버림으로써 그것을 안 봐도 괜찮은 것들이라고 스스로 위안했던 것은 아닌지를.

빈곤한 삶을 택할 것인지

풍요로운 삶을 택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는 나이다.

끊임없이 내가 가진 것들을 부수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노력을 게을리하게 되면 빈곤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꼰대보다 더한 꼰대가 되어 젊음 앞에서 호통이나 칠 테지.

세월을 먹어감에 더 열린 마음과 열린 생각을 주워 담아야 한다.

하지만 나 역시도 어디 한구석은 빈곤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

책 속의 수많은 생각들은 나의 빈곤을 채워줄 수 있기에.

우리는 책에서 무언가를 배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우리가 앞서 체험한 경험이 책을 통해 정리되고 이해될 뿐이다.

요즘 재독하고 있는 책들이 있는데 그 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알게 된 느낌들이 그 책을 색다르게 느끼게 만든다.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인간은 경험의 동물이다.

간접 경험도 직접 경험을 한 뒤에야 비로소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경험이 책을 통해 정리되고 이해된다는 채사장의 말은 옳다.

그러므로 지금이 고전을 읽기 딱! 좋은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다 읽었으니까 하고 제쳐두었던 책들.

너무 어려워서 읽다가 포기한 책들.

지금이라면 고개를 주억거리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상투적인 광고글로 이 책을 표현하려 한다.

이 책을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읽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곁에 두고 나를 깨울 때 읽을 책이다.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의 세계가 흑과 백으로 칠해진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색깔로 빛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으나, 온전히 내맘대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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