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노는 누군가 자신을 필요로 해주기만을 바랐을 뿐이다.
그것이 그녀의 삶의 원동력이었으니까.
본질은 왜곡되고, 왜곡된 이야기는 사실이 되었다.
죄지은 자들은 침묵했고, 유키노는 그 모든 것들을 혼자 짊어졌다.
그녀가 믿었던 사람들은 죄다 그녀를 이용했고, 그녀를 믿었던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했다...
하야미 가즈마사의 글은 처음인데 정말 첫 장부터 사람을 끌어당기는 필력이었다.
뭔가 반전이 있을 거 같은 이야기의 맥락 앞에서 맘 놓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는 순간에서야 이 이야기의 진정함을 깨닫게 된다.
사형제도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고
인연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묵직한 이야기가 마치 벚꽃처럼 흩날려서 읽을 때는 꽃잎에 취했다가
다 읽고 나서야 꽃무덤 속에서 홀로 서 있는 자신을 보게 되는 이야기.
무죄의 죄.
유키노의 생은 무죄의 죄를 지고 가는 삶이었다.
그녀에게 가해지는 많은 무고함들이 마음을 어지럽힌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말들이 왜곡하는 사실은 어떤 죄를 물어야 할까?
벚꽃처럼 아름답고
꽃무덤처럼 아련한 이야기였다.
삶은 그렇게 명료함 앞에서 생각의 무게를 더하는 법이다.
유키노의 선택은 그래서 더 아프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으나, 온전히 내 맘대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