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 1
스티븐 킹.피터 스트라우브 지음, 김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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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달아나고, 또 달아나고 있었다.


잭 소여는 엄마와 함께 여행 중이다.

아니. 도망 중이다.


알람브라 호텔.

성수기가 지난 텅 빈 관광지의 을씨년스러움을 간직한 그곳에서 잭은 스피디 파커라는 흑인 노인을 만난다.

그는 잭을 '방랑자 잭'이라고 부른다.


테러토리.

그곳은 마법이 공존하는 세상이다.

그리고 현실 사람들의 '트위너'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테러토리에서 잭의 엄마는 그곳의 여왕이다.

병든 여왕, 죽어가는 여왕.


현실의 엄마는 B급 여배우였다. 왕년엔.

아빠가 돌아가시고 동업자 모건 슬로트가 엄마를 괴롭히고 있다.

그래서 도망쳤다고 생각하는 잭에게 스피디 노인은 엄마가 병들었다고 말한다.

병든 엄마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테러토리에서 '부적'을 찾아 테러토리의 여왕을 구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스피디 노인은 잭에게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말한다.


병든 여왕은.... 아마도 죽어 가고 있을 테지. 죽어 간다고, 얘야.

그래서 이쪽 세계나 저쪽 세계에서 여왕을 구해 줄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단다.


12살 아이의 어깨에 놓인 짐이 무겁다.

게다가 슬로트는 그쪽 세계를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잭은 슬로트가 자기를 죽일뻔한 기억을 떠올렸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들은 잭을 납치하려고도 했다.

백일몽이라고 알고 있었던 악몽이 전부 잭의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었다.

그리고 잭은 이쪽과 저쪽에 모두 속한 사람이었다.


방랑자 잭은 스피디 노인이 준 고약한 물약을 마시고 테러토리로 길을 떠난다.

부적을 찾아서 여왕을 구는 길이 바로 병든 엄마를 살리는 일이니까.


스티븐 킹과 피터 스트라우브의 공저로 탄생한 부적은

톰 소여의 모험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주인공 잭 소여라는 이름도 그곳에서 따왔다.

12살 소년의 모험은 스피디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스티븐 킹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이 이야기의 진행 속도가 와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1984년에 출간된 작품이므로 스티븐 킹도 지금과 같은 필력을 가지기 전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두 세계를 오가는 설정과 어린 소년이 모험을 통해 성장해 가는 이야기는 분명 흥미진진하다.

게다가 냄새부터 고약한 물약으로 두 세계를 왕래할 수 있고, 또 다른 세상은 현실과 같은 듯 다른 세상이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다른 세계에서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를 상상해 보는 재미도 있었다.


잭의 모험은 시작부터 고달프다.

현실과 또 다른 세계에서 슬로트가 바짝 쫓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얼굴은 기이하게 일그러진 조각 작품 안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그 얼굴은 흉가의 깨진 유리창에 보인 유령의 얼굴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그것은 모건 슬로트의 얼굴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모건 슬로트의 얼굴이기도 했다.


낯선 곳에서 알지도 못하는 '부적'을 찾아야 하는 잭은 외로운 여정을 이어간다.

아직 아이일 뿐인데, 엄마를 살려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지닌 어린아이에게 왜 구원의 손길이 아무것도 없는 거야!라고 소리치고 싶을 무렵

늑대 인간 울프를 만나게 된다.

드디어 잭에게도 동지가 생긴 것이다!

울프와 어떤 모험을 하게 될지 2권에서 이어지는 본격적인 이야기는 더 읽는 재미가 있을 거 같다.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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