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오에겐 아들이 하나 있다. 중학생인 아들 나오미는 초등학교 때 왕따를 당하고 응석받이로 자라면서 지금은 부모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아이가 되었다.
그 아이가 저지른 일 앞에서 부모로서 아키오는 아들의 장래를 위해 시체를 집 근처 공원 화장실에 유기하기로 한다.
살인사건 현장에서 잔디를 발견한 경찰은 인근 주택가를 돌며 탐문수사를 시작하고, 가가는 사촌 동생 마쓰미야와 함께 파트너가 되어 사건을 수사한다.
마쓰미야는 사촌 형 가가가 미덥지 못하다.
그의 수사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지만 그가 하나뿐인 가족인 아버지에게 하는 짓은 못마땅하다.
마쓰미야의 외삼촌이자 가가의 아버지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사경을 헤매고 있다.
하지만 가가는 병실에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다.
그런 가가를 이해하지 못하는 마쓰미야는 가가에게 병원에 같이 가자 하지만 가가는 딱 잘라 거절한다.
이번에도 사소한 단서가 가가의 눈에 띄고 그것을 근거로 추리를 좁혀가는 가가 형사의 솜씨는 무릎을 치게 만든다.
이 이야기는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워진다.
나오미가 부모에게 하는 짓이나 아키오가 부모에게 한 짓은 결국 같다.
한 집에 살면서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던 무관심과 오해로 얼룩진 관계들.
자그마한 관심이라도 존재했더라면 그들의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다 알지도 못하면서 가가에 대한 원망도 더불어 가지고 갔다.
이제 어른이고 숱한 살인사건을 겪으며 가족에 대한 미움이나 원망을 이해할 사람임에도 아버지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질긴 원망의 감정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