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정윤희 옮김 / 다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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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인정해야 한다. 왜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한 노력만하고, 덜 가진 것에 만족하는 법은 배우려고 하지 않는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그의 월든이라는 책은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받은 책 중에 한 권이다.

그리고 이제야 읽어보게 되었다.


소로는 1845년 3월부터 월든 호숫가에 자기 손으로 직접 집을 짓는다.

1847년 9월까지 소로는 월든 호숫가의 직접 지은 집에서 홀로 살아간다.

그곳에서의 생활을 기록한 글이 바로 월든이다.


자연주의자이자 자연철학자로 자신을 이야기한 사람답게 그는 자연과 벗하면서 자급자족의 생활을 영위한다.

비어있는 땅에 텃밭을 만들고 곡식을 심어서 수확하고, 그것으로 얻은 수입을 정리한 기록들을 보며 소로의 꼼꼼함이 인상적이었다.


요즘 세상은 거짓과 망상이 건전한 진리로 여겨지고 진실은 거짓으로 여겨진다. 만약 인간이 진실만을 추구하고 쓸데없는 허상에 빠져들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기존에 아는 것과 다르게 동화나(아라비안나이트)처럼 흥미진진하게 느껴질 것이다.


월든을 읽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관점에 깊이 공감할 때가 많다.

1800년대의 삶에서 고찰한 삶의 흔적은 2020년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금도 세상은 거짓과 망상이 건전한 진리로 여겨지고 있으니까.


책을 읽으며 월든 호수를 가보고 싶어졌다.

그곳에 서서 소로가 느꼈던 감정들의 끄트머리라도 느껴보고 싶다.

그곳에 살면서 호수 주변을 거닐면서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기록을 남긴 헨리 데이비드 소로.

그의 글이 시간을 지나도 사람들에게 자주 읽히는 이유는 아마도 모두의 가슴에 담겨 있는 자연인에 대한 본능을 실천한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혼자만의 삶이 평화롭기도 하지만 고독하기도 하다.

소로는 글쓰기와 독서와 작은 숲속 친구들로 그 고독을 메워보지만 간간이 찾아오는 방문객들을 관찰하는 것도 그의 소소한 즐거움이었으리라.

월든 호수 주변의 은둔스러운 이웃들과 마을 사람들의 오지랖 넓은 참견에도 꼬장꼬장 자신만의 방식을 포기하지 않는 소로의 모습에 미소 짓고, 소박한 음식에 만족하고, 작은 것에서도 만족감을 찾는 모습들에서 지금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람이 가진 게 적을 때는 욕심 없이 가진 것만으로 행복함을 느끼지만, 가진 게 점점 많아지면 더 많은 것을 올려다 보기에 만족할 수 없다는 당연한 진실을 늘 잊고 사는 나에게 이 책은 곁에 두고 종종 현재의 삶을 점검하는데 쓰일 거 같다.


외딴곳에 살았기에 의미 없는 방문객들이 어느 정도는 걸러졌다고 볼 수 있다.

나는 타인과의 교제라는 강물이 흐르는 고독의 바다로 저만치 떨어져 있었고, 제일 고운 침전물만이 주변에 차곡차곡 쌓였다.


호숫가의 풍경은 그 어느 곳의 것보다 아름답고 풍부한 감성을 자극한다. 호수는 대지의 눈과 같다. 우리는 그 눈을 바라보면서 내 안의 본성의 깊이를 헤아려본다.

맑고, 차갑고, 깊이 있는 월든 호수를 바라보며 본성의 깊이를 헤아린 소로의 글은 그래서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모양이다.

자연과 공존하기보다는 자연을 이용하려는 인간계에서 소로의 월든은 마음에 품고 살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자연인의 삶을 글로써 충족시켜주는 처방전이다.


현실이 허락하지 못해서 도시의 숲을 벗어나지 못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삶에 지친 이들에게

소로의 월든은 시간을 건너 온 명약이다.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나는 자연인이다' 라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었다.

아마도 모두가 꿈꾸는 자연인의 삶을 직접 실천하고 꼼꼼하게 기록으로 남긴 소로의 월든은 그래서 모두의 마음에 치유력을 높이는 글로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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