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위대한 개츠비 - 1925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기선 옮김 / 더스토리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지금까지 그런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만나지 못할 것이다. 아마도 이 세상에서 결코 만날 수 없는 낭만적인 자질일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영화로만 보았었다. 그동안.

몇 년 전 개봉한 위대한 개츠비의 화려한 장면이 이 책을 읽는 동안 계속 떠올랐다.

영화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피츠제럴드 글의 매력을 발견한 시간이었다.


소문이 무성한 개츠비.

웅장한 저택에서 매일 화려한 파티를 여는 개츠비.

그에 대한 많은 소문은 어떤 게 사실일까?


닉은 개츠비의 옆집이자 저택들 사이에 존재하는 작은 오두막으로 이사를 온다.

증권인으로서의 삶을 동부에서 시작한 참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개츠비의 초대장이 도착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개츠비의 파티에 몰려오지만 정작 개츠비를 아는 사람은 없다.

베일에 싸인 개츠비를 만난 닉은 그에게 독특한 매력을 느낀다.

진정 개츠비를 이해했던 한 사람. 그가 바로 닉이었다.


개츠비가 그 집을 산 건, 데이지네 집이 바로 만 건너편에 있기 때문이에요.


닉은 사촌 누이 데이지가 개츠비가 오랫동안 사랑해 온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데이지를 그리며 오로지 데이지와의 만남을 위해 그렇게 개츠비는 매일 밤 많은 사람들이 오게끔 화려한 파티를 연 것이었다.

혹시나 그 파티의 소문을 듣고 우연하게 데이지가 참석할지도 모른다는 순박한 바람.

매일 밤 개츠비는 만 너머에 위치한 데이지의 집을 바라본다.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랑이었을까?


그녀의 목소리는 돈으로 가득 차 있죠.


태생부터 상류층에서 자란 데이지와 밑바닥에서 오로지 한 여자만을 그리며 성공을 위해 달려온 남자는 그 근본에서 차이가 있었다.

자신이 성공하면 데이지는 자신에게 돌아올 거라는 그 겁 없는 믿음이 어떤 식으로 보상받았는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닉 혼자뿐이었다.

데이지는 어쩜 개츠비를 사랑했다기보다는 잠깐 열병처럼 지나가는 호기심의 단 맛을 본 거였을지도 모른다.

진정 사랑하는 남편 톰을 위해 옛 연인 개츠비를 이용했는지도 모르지.

그녀 말대로 개츠비를 사랑했다면 어떡해서든 그를 보러 왔을 테지.

그가 그렇게 외롭게 가도록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순수함을 외면한 사람은 그 순수의 감정이 버거울 수 있다.

데이지는 자신을 향한 개츠비의 순수한 열정이 버거웠을 것이다.

자신은 그렇게 온 마음으로 사랑이라는 걸 해보지 않았을 테니까.

원하는 건 뭐든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은 개츠비를 이해할 수 없다.

그가 여자 하나 때문에 무엇을 했는지, 왜 그래야 했는지,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데이지와 톰은 정말 무책임한 사람들이었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망가뜨려 놓고는 엄청난 돈이나 철저한 무관심 속으로 사라지면 그뿐이었다. 그러고는 자기들이 만든 지저분한 잔해들을 다른 사람이 치우도록 하는 그런 족속들이었다.


그래서 개츠비가 위대한 것이다.

그의 이름 앞에 담긴 위대함의 뜻은 그런 것이다.

아무것도 책임

지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 무엇이라도 책임을 지려는 사람의 숭고함을 기리는 의미의

'위대한' 이라는 수식은 개츠비의 이름 앞에서 영원히 경종을 울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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