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생부터 상류층에서 자란 데이지와 밑바닥에서 오로지 한 여자만을 그리며 성공을 위해 달려온 남자는 그 근본에서 차이가 있었다.
자신이 성공하면 데이지는 자신에게 돌아올 거라는 그 겁 없는 믿음이 어떤 식으로 보상받았는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닉 혼자뿐이었다.
데이지는 어쩜 개츠비를 사랑했다기보다는 잠깐 열병처럼 지나가는 호기심의 단 맛을 본 거였을지도 모른다.
진정 사랑하는 남편 톰을 위해 옛 연인 개츠비를 이용했는지도 모르지.
그녀 말대로 개츠비를 사랑했다면 어떡해서든 그를 보러 왔을 테지.
그가 그렇게 외롭게 가도록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순수함을 외면한 사람은 그 순수의 감정이 버거울 수 있다.
데이지는 자신을 향한 개츠비의 순수한 열정이 버거웠을 것이다.
자신은 그렇게 온 마음으로 사랑이라는 걸 해보지 않았을 테니까.
원하는 건 뭐든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은 개츠비를 이해할 수 없다.
그가 여자 하나 때문에 무엇을 했는지, 왜 그래야 했는지,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