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잠깐 주어진 것일 뿐.
그다음에 따라오는 고통을 잊기 위한 잠시의 진통제였을 뿐이다.
해리가 발렌틴과의 싸움을 하는 와중에 라켈은 지병으로 코마에 빠지고, 올레그 역시 알 수 없는 유전자의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스파이는 계속 정보를 언론에 팔고, 발렌틴의 수법은 점점 악랄해져서 해리와 관계된 사람들을 노리고 그들은 여지없이 희생된다.
목격자의 죽음.
이제 성형으로 얼굴을 바꾼 발렌틴을 알아보는 사람은 없다.
해리만 아는 딱. 한 사람만 빼고.
그 목격자를 해리는 지킬 수 있을까?
가장 잔인한 범죄의 이면에도 원인이 있다.
인정받지 못한 마음은 비뚤어진 방향으로 자신감을 갖게 만들었다.
단지 인정받기 위해 인간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네스뵈는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건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다.
시리즈가 추가될수록 이야기는 더 촘촘해지고, 더 복잡해지고, 더 많은 걸 담아낸다.
하나의 이야기는 그걸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저 뒤에 어딘가에서 만나게 될 이야기의 씨앗이 된다.
그래서 해리 홀레는 여타의 스릴러 시리즈에 나오는 형사들과 그 급이 다르다.
해리 홀레는 독보적인 존재다.
그리고 그를 형사이게 만드는 살인자들도 어디에도 없는 악랄한 존재들이다.
범인에게도 서사를 주고, 형사에게도 나름의 서사를 부여해 준 요 네스뵈.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이야기는 하나의 성이 되어 간다.
결코 침범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성.
그리고 시리즈가 갱신될수록 백미는 바뀐다.
그동안 모두가 스노우 맨을 해리의 최고 이야기로 여겼다면
이제 그 자리는 목마름으로 채워질지 모르겠다.
지금 겨우 가제본을 읽었을 뿐인데.
다음 편을 기다리는 중이다.
목마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