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정리하는 중입니다
이평 지음 / 부크럼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평" 이라는 공간 속에서 매일 저녁 9시에 사람들에게 글을 배달한다.
이 매일이라는 말에 작가의 성실함이 담겨 있다.
이 책은 그 성실함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많은 사람들이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조언을 구하고, 조언을 하고, 생각을 하고, 다짐을 한다.
하지만 관계는 내가 생각한 대로 나아가지 않는다.




역지사지, 사람은 역으로 지랄해줘야 자기가 무엇을 잘못한 지 안다

이 문장 앞에서 속이 후련했다.
늘 지랄을 떠는 사람은 가끔 자기 같은 사람에게 지랄을 들어야 비로소 자신을 돌아 보게 된다.




아무래도 자아 성찰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과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나만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과의 대화나 만남은 피곤하다.
자기주장만 하기 때문이고, 자기 말만 하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다.
내 생각만 옳고, 내 말만 하던 시간이 있었다.
그때의 나를 소환해서 물어보면 아마도 이런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



- 아무도 내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아서... .



사실 나는 말없이 들어주는 타입이었다.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듣기만 하고 별말이 없던 사람인데 어느 순간부터는 남의 얘기를 안 듣고 내 말만 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건 아마도 반대 의지였나 보다.
내가 그만큼 들어줬으니 이젠 내 말을 들어 달라는.
이제는 그 반대의 길을 가려 한다.
그동안 많이 떠들었으니 이젠 귀를 기울이자.



 


인생을 살면서 자존감을 낮추게 되는 일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스스로 저항한다면 단단히 자존감을 무장할 수 있다는 소리예요.

 

 


스스로를 반성하고, 고민하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서 나온 글에는 무수한 공감이 빗발친다.
하나의 글에 나를 비추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누군가의 잔잔한 글들은 결국 단단한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게 마련이다.
그 글이 자기 자신을 다독이는 글이라면 더더욱.



 


꿈을 이루는 데 나를 방해하는 것. 그것은 시련이 아니다. 정말 나를 방해하는 것은 안정감이자 권태로움일 것이다. 평화로울 때 마음이 가장 무력하고 고요할 때 기습당하기 쉽다.



매일매일 글을 올리며 마음을 갈고닦았을 사람의 삶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렇게 매일 하루를 돌아보고 관계를 돌이키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이 책의 글들이 전달해 주는 온기가 도움이 되었다.



그 어떤 관계든
스스로 정리할 수 있다.
그것을 냉정으로 해석하고, 나쁨으로 인정된다 해도
나 자신을 괴롭히는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그저 그 시간을 나를 위해 할애해야 한다는 생각은 틀리지 않다.



실속 없고, 지속되지 않을 관계를 위해 시간을 내고, 노력을 하고, 애정을 쏟느니
책이나 읽고, TV나 보고, 영화나 보면서 뒹굴거리는 시간이 더 낫다고 생각한 지 오래됐다.



핸드폰 속에 저장된 전화번호는 얄팍하지만
그 얄팍함 때문에 외롭지 않고, 신경 쓸 일 없고, 방전될 일 없다면
그 얄팍함이 나를 살리는 길임을 깨달은 지 오래다.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나의 평온함이다.



내가 평온하면 그 평온함으로 세상을 바로 볼 수 있고
그렇게 바라보는 세상은 언제나 평온할 테니.



관계를 정리할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나다움을 찾는 데 도움이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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