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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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으면 아마 가장 좋을 거 같아."

 

독신 직장여성만을 노린 범죄가 성행하는 도쿄.

소노코는 오빠 야스마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요즘 힘들다고 말한다.

토요일에 집으로 내려가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은 후 그녀로부터의 소식이 끊긴다.

경찰인 야스마사는 근무를 끝내고 동생을 찾아간다.

하지만 동생 소노코는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 있었다.

직장에서도 친한 사람이 별로 없었고, 친구도 거의 없는 소노코.

경찰은 자살로 결정 내린다.

소노코의 장례를 치른 후 야스마사는 단독으로 소노코의 죽음을 조사한다.

그는 이미 현장을 단독으로 정리해서 자살처럼 보이게 만들고 증거를 빼돌려 하나뿐인 혈육의 죽음에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었다.

당신이 틀림없이 그런 마음을 접어줄 거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만일 어떻게도 할 수 없다고 판단되었을 때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쓰더라도 복수만은 저지하겠습니다.

그러나.

그 현장에는 가가 형사가 있었으니 야스마사가 아무리 말끔하게 현장 정리를 했다 해도 가가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야스마사에게 넌즈시, 직접적으로 복수를 하지 말라고 말하는 가가 형사를 따돌리고 야스마사는 동생을 죽인 범인을 따로 잡아 복수할 수 있을까?

참.

이 가가 형사 시리즈를 읽으면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화법에 자꾸 말린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안 걸려들어야지 하지만 매번 아주 사소하고 단순한 사실을 간과해서 섣불리 범인을 용단하는 나 자신을 이번 야스마사를 통해서 또 한 번 알게 되었다.

비교적 사건 정황을 정확하게 추리하고 맞춰 나가는 야스마사를 보면서 나도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범인을 유추했는데

이번에도 게이고의 아주 사소한 트릭을 발견하지 못하고 범인을 헷갈려 했다.

게다가 이 이야기의 묘미는

범인을 안 가르쳐 준다는 것!

물론 정황상 누군지 알 거 같지만

제목처럼 둘 중 누군가가 그녀를 죽였는데 누군지 명확한 이름을 밝히지 않고 끝나는 바람에 살짝 당황스러웠다.

아무리 그래도 범인은 "바로, 너다!"라는 범인의 이름을 써놔야 말끔하게 정리가 되는데

이 이야기엔 범인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저 둘 중에 한 명이라는 것은 아는데, 결정적인 힌트도 알겠는데 이름을 말해주지 않아서 의미가 없는 거처럼 느껴지는 이 찝찝함이라니!

게다가 부록으로 추리 안내서가 봉인되어 담겼는데 거기에도 범인 이름은 없다는 사실!

둘 중 누군가 소노코를 죽였다.... 그냥 거기까지만 알면 충분했어요.

 

래서 누구냐고요?!

소노코를 배신한 남자 준이치?

소노코를 배신한 친구 가요코?

참.

정답을 알면서도 끝끝내 남겨지지 않은 범인의 이름 때문에 이렇게 찜찜하고 궁금하게 끝나는 이야기도 있다는 사실을 또 한 번 알았다.

이것이 게이고를 읽는 재미인가 보다.

나날이 범죄의 촉이 발전해가는 가가의 다음 이야기가 몹시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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