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천문학 - 미술학자가 올려다본 우주, 천문학자가 들여다본 그림 그림 속 시리즈
김선지 지음, 김현구 도움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 역시 그 시대, 그 사회의 지배적인 주류 가치관이나 이데올로기의 표상이 아닐까.

 

 

미술학자가 올려다본 우주, 천문학자가 들여다본 그림.

이 말처럼 미술학자 아내가 천문학자 남편의 도움으로 그림 속 우주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리스 신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할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 나오는 신화 속 신들의 이름은 로마식 이름이다.

그러고 보면 별자리의 이름은 거의 로마식이다.

 

첫 번째 파트는 우리가 알고 있는 행성과 그에 관한 신화 속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두 번째 파트는 그림 속에 숨어있는 천문학으로 별, 우주, 밤하늘을 그린 화가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파트별로 다루어지는 그림들과 이야기들은 우리가 한 번씩은 어디선가 들어 본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것이 뭔가 더 전문적인 느낌이 들어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즐거웠다.

얼핏 알았던 이야기들을 정확하게 알게 되는 느낌이 들어서.

 

금성은 비너스의 별이다.

관능적이고, 섹스어필한 비너스는 미의 여신이자 사랑의 여신이다.

 

비너스는 거의 누드화로 많이 그려지는 데 그것의 의미는 우리가 알고 있듯이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중세의 플레이 보이 정도쯤이라고만 해두자.

 

원래 아름다운 여성의 몸은 풍만한 몸매였다.

트위기 이후부터 비쩍 마른 몸매를 미의 기준으로 삼았다니 트위기가 원망스럽다.

뱃살을 드러내기 위해 옷 속에 말총이나 주석으로 만들어진 미니 패드를 차고 다녔던 시절도 있었다.

이제는 어떻게든 뱃살을 안 보이게 하기 위해 거들 안에 몸을 욱여넣고 사는 시대인데 말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깎여버리고 모양새를 너무 많이 다듬어 버렸다.

 

 

 

 

명화 속 UFO는 사실일까?

 

고고학자와 역사학자들은 어떤 고대의 유물을 볼 때 그것이 만들어진 시대의 관점과 사고로 분석해야 한다고 한다. UFO 그림들에 대한 오해는 현대인의 시각으로 과거의 것을 보려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림 속에서 발견되는 UFO의 증거들을 많은 사람들이 고대에서부터 외계인이 존재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사실 그런 그림들은 종교적 의미로 그려진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설명 없이 그림만 보면 정말 우주선처럼 보이는 것들도 있다.

그림만 보고 나도 깜빡 속았는데 그건 그런 현상을 좇는 사람들의 잘못된 해석이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명화와 관련된 책들을 몇 권 보았지만 이처럼 뭔가 잘 정돈되면서 풍부한 느낌을 가지게 해주는 책은 처음인 거 같다.

표지부터 읽고 싶게 만드는 이 책은 많은 것들을 독자들에게 남겨 준다.

천문학에 대해서 아는 거 하나도 없던 나도 이제 10개의 행성에 대해서는 누군가에게 약간의 설명을 해줄 수 있을 정도는 알게 됐다.

행성의 이름과 관련된 신들의 이야기도,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담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복잡하지 않다.

그래서 읽기 편했고, 읽는 동안 눈도 생각도 행복해졌다.

 

같은 걸 봐도 우리는 서로 다른 걸 본다.

이 책이 그렇다.

같은 그림에서 뽑아낸 이야기들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느껴본다.

 

그동안 미술사나 명화에 관한 에세이들을 많이 보았는데

이 책은 집에 두고 간간이 꺼내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미술학자와 천문학자를 통해 본 그림과 밤 하늘과 우주.

정말 신선하고 풍부했다.

내게 다른 시선을 부여해 준 이 책에 고마움을 느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