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 형사 시리즈 3번째 이야기는 악의다.
두 사람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번갈아 이어지면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이야기가 뒤집어지는 묘미를 이 한 권에서 만끽했다.
게이고의 솜씨를 이제야 제대로 '맛' 본 기분이다.
노노구치의 수기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단순해 보인다.
히다카라는 유명 작가의 친구 노노구치는 히다카 덕분에 동화책을 낸 작가이다.
히다카가 캐나다로 떠나기 전 잠시 만나러 온 노노구치는 히다카의 냉혈한 모습을 본다.
자신의 마당을 어지럽히는 옆집 고양이에게 농약 경단을 먹여서 죽였다는 히다카의 말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각인시킨다.
그리고 그날 저녁 히다카는 시체로 발견된다.
노노구치와 가가는 예전 중학교에서 같이 교편을 잡았었다.
히다카의 살인 사건을 담당한 가가는 그곳에서 노노구치를 만난다.
언제나 사소한 것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가가답게 이 이야기에서도 남다른 트릭으로 모두를 속아 넘긴 범인의 수법에 유일하게 속지 않는다.
유명한 작가의 뒤에 고스트라이터가 있다.
친구의 아내와 불륜의 상대가 되어 친구를 죽이려고 한다.
그러다 도리어 친구에게 발목 잡혀서 그의 영원한 그림자가 된다.
노노구치가 그랬다.
히가타의 악랄함이 그를 그의 그림자로 만들었다.
순간적인 살의에 의해 히가타를 죽이게 된 노노구치는 시한부 인생이다.
위암이 재발해서 생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다. 그런 노노구치를 히가타는 놓아주지 않았다.
게다가 노노구치는 사랑하는 여자가 그 일로 자살을 했다고 생각했다.
노노구치는 자기 자신도 사랑하는 사람도 지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살인은 벌어졌다.
근데.
정말 그게 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