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을 제시카로 불러주는 유일한 사람.
샘의 마음을 헤아리며 제시카의 입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어른.
로즈 이모.
나는 이 남매에게 로즈 이모가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속물처럼 보이는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한 아이가 떠돌지 않게 보듬어 주는 어른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는 끝까지 읽지 않으면 나처럼 오해하기 쉽다.
어떤 부모라서 이 문제를 쿨하게 인정할 수 있을까?
엄마와 아빠는 무관심한 거처럼 보였지만 그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아이들을 걱정했는지 알게 되었음에 안도하게 된다.
정말 중요한 건 가족이다.
가족의 이해와 사랑이 많은 난관을 헤쳐가는 힘이 되니까.
제이슨이 제시카로 살면서 바란 건 그 힘이었다.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나는 어떨까?
어른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를 열세 살 아이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하지만 기우였다.
아이들은 그들만의 유연함으로 어른들 보다 더 잘 이해하고 감당할 수 있었다.
거기에 올바른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어른이 있었기에 더 가능한 일이었다.
언제나 주변엔 남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걸 알지 못할 뿐이다.
이 이야기가 청소년뿐 아니라 많은 어른들에게도 읽혔으면 좋겠다.
제이슨과 같은 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같은 이야기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생각의 차이에 따라 심각한 일도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고
대수롭지 않은 일도 심각한 일이 된다.
이 유쾌한 영국 가족 이야기는 읽고 나서 그럴 수가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든다.
내 마음이 저절로 쿨해지는 이야기였다.
우리에겐 낯선 반응일지도 모른다. 우린 아직 더 전통적이니까.
하지만 우리가 가진 한 가지 전통에서 벗어나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이 책이 조금은 도움을 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부모 자식 사이에도 존중의 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선택을 지지하고 존중하는 선.
유쾌하지만 찡한 이야기를 읽었다.
심각하게만 생각했던 이야기를 이렇게 가볍게 풀어내는 작가의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