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감정을 조정해서 서로 반목하고 질투하게 만드는 능력도 능력이라면 피터는 능력자였다.
피터의 등장으로 로흐두보다 조용했던 드림 마을은 활기를 띠는 거 같았다.
마을 여자들은 자신의 외모를 가꾸기 위해 돈을 썼고, 피터의 눈에 들기 위해 서로 경쟁했다.
그녀들의 남편들은 그런 피터에게 분노를 느꼈고, 그가 마을을 떠나기를 바랐다.
스코틀랜드 고지 마을의 외지인에 대한 배척은 끝을 모르고, 웬만한 사람들은 정착하기 힘들다.
그런 곳에서 화려한 미모를 자랑하며 마을 여자들을 상대로 장난을 치는 아도니스의 끝이 좋을 리는 없다.
전편에 이어 드디어 이루어진 프리실라와 함께 아름다운 사랑을 일구어 갈 거라 믿었던 해미시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다.
사랑은 상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맞춰가야 한다는 걸 프리실라는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프리실라라는 상류로 가는 연줄이 끊긴 해미시는 살인 사건을 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방법 때문에 강등되고 만다.
이 이야기에서 해미시에게는 시련이 겹친다.
사랑도 지위도(원래 원한적 없긴 하지만) 잃은 해미시는 예전의 그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해미시라는 캐릭터가 점점 좋아진다.
해미시가 가진 삶의 철학이 좋고, 그걸 지켜내는 그의 강단이 좋다.
출세 앞에서 자신의 소신을 끝까지 지켜내는 이는 드물기에 그런가 보다.
이 시리즈의 매력은 끝이 없는 거 같다.
매번 사람의 본능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담겨있다.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작가의 혜안이 가볍지만 진중하게 연결되어 있는 시리즈다.
그래서 가볍게 읽고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느끼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