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은 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 아버지가 살해된 여성들을 감시해왔다는 걸 알게 된다.
게다가 아무도 모르게 임대한 아파트에 어떤 여자가 살고 있다가 사라진 사실도 알게 된다.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는 아버지와 무슨 관계일까?
마약과 섹스, 파티와 불륜, 고위층의 스캔들은 스릴러 소설의 단골 소재다.
이 작은 마을은 여름 동안 부자들의 별장으로 이용된다.
그곳에서 화려한 파티를 여는 백만장자가 있고, 그의 파티에는 거물급들이 모였다.
아가씨들이 불려와 고위층에게 여흥을 제공하는 파티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그리고 살해된 여성들은 그 파티에 참석한 매춘부들이었다.
돈.
모든 일의 끝엔 결국 돈이 있었다.
돈 때문에 쉬운 길을 택했던 사람들.
서로의 방어벽이 되어 가장 정의로워야 했던 조직은 비리의 온상이 되었다.
그곳에서 홀로 자신의 뜻을 관철 시키고자 했던 자의 끝은 죽음뿐이었다.
정재계의 유력 인사들은 섹스 스캔들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죄가 낱낱이 밝혀지는 세상을 마주할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을 읽고 나서 후련했던 감정이었다.
넬의 시선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는 심리소설 같은 스릴러이다.
어릴 때 기억과 아버지의 비밀과 어릴 때부터 지켜봐왔던 주변인들의 실체를 알게 되는 과정에서 넬은 수사관으로서의 자신의 입장을 잊지 않는다.
여성 수사관의 이야기가 최근 들어 많이 나오는데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하다.
그 가운데 넬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냉철함이 있다.
아무리 아버지와 소원한 관계라 해도 쉽게 아버지를 의심하기는 어려운 게 사람의 마음인데
몇 가지 사실들에서 아버지를 추론해 내는 넬의 심리가 다른 수사관들과는 다른 면이었다.
끝까지 죽은 친구를 변호하던 도시도 인상적이다. 자기가 그럴 처지는 아닌데 말이지.
여성들의 연대.
이 이야기의 주체는 바로 여성이다.
넬을 중심으로 여성 피해자들과 연관 있는 사람들의 용기 있는 결단과 넬의 상황을 알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FBI 선배 세라.
소도시의 검시관으로서 사건의 중요성을 알아보고 넬의 편에 서서 시신을 검사하고 중요 사실들을 넬에게 알려주는 밀코스키.
끊임없이 정의를 찾아다니는 기자 마셜.
이들의 활약은 소리 없이 움직이는 것이다.
남들 눈에 띄지 않게. 정확히는 비리 경찰들의 눈에 띄지 않게 비밀리에 그녀들의 죽음을 파헤치는 것이다.
그러한 것들이 화려한 액션이 없어도 마음을 뜨겁게 만든다.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서 만든 이야기는 그래서 실감 나는 이야기가 됐다.
어디에나 비리는 존재한다.
탄탄하다고 믿는 조직에서도 비리 집단은 있게 마련이다.
중요한 건
그 비리 집단에서도 그것과는 거리를 두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외롭지만 혼자라도 그들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였다.
연쇄살인마에게 희생당한 피해자들과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무릅썼던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빈다.
그런 마음을 가지게 만드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