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이야기가 식물과 만나서 참신하면서도 싱그럽게 그려졌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서 서로의 문을 여는데 드는 시간은 천차만별이다.
보는 순간 활짝 열리는 문도 있고
조금씩 서서히 간 졸이게 열리는 문도 있고
굳게 닫힌 채로 절대로 열리지 않을 문도 있다.
열리지 않는 문을 두드리고, 발로 차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집요하게 공격하는 사랑도 있고
그 문이 열리기를 기다려 주는 사랑도 있다.
선하고, 여리고, 순수한 사랑을 보았다.
오랜만에.
우리가 흔히 아는 이야기에서는 모토무라와 후지마루의 입장이 바뀌어 있었을 것이다.
그 입장을 바꾸고 보니 꽤 신선한 이야기가 되었다는 건 사랑에서조차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이야기 같다.
연구실에서 미래의 시간을 저당잡힌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엿본 기분이다.
버섯이 동물과에 속한다는 새로운 지식을 접했고
열린 결말이라서 그 뒤를 내 맘대로 상상할 수 있어 좋았다.
매일 대단한 사랑들만 대하다 무심한 듯 맹맹한 듯 보이는 사랑을 대하고 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 편안한 마음으로 후지마루와 모토무라를 응원할 것이다.
* 블링블링한 겉표지도 예쁘지만 속표지의 별들이 애기장대의 세포분열을 의미하는 거 같다.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 표지가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