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의 한국통사 - 다시 찾는 7,000년 우리 역사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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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에 가해야 할 비판을, 제국주의에 맞서 싸웠던 민족주위에 가하는 것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꾸짖는 것이자 강대국의 지배를 용인하는 것이자 극심한 학문 사대성의 결과이다.

 

 

우리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 36년 동안 망가지고 부서진 채로 이제껏 이어져 왔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36년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과거가 현재에도 곳곳에서 부작용을 낳고 있음이다.

 

나에게 역사는 언제나 목마른 대상이었다.

학교 때는 그저 암기과목으로만 치부해서 시험에 나오는 대목만 죽어라 외웠지 역사를 어떤 시각으로 보고,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배운 적이 없었다.

 

중국도 일본도 다들 자기네 역사를 부풀리고, 확장시키기 바쁜 와중에 우리만 스스로 축소시키고, 외면하는 이유가 친일파들의 득세로 인해 역사계가 암묵적으로 지켜오고 발전시켜온 대가라니 참으로 분통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덕일의 한국통사는 그런 답답함을 어느 정도 통쾌하게 알려 준 책이다.

아직도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많고,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었다.

 

 

고구려 제국을 재건하려던 왕건의 유훈을 저버린 고려 문신들은 하대하던 여진족의 금나라를 부모의 나라, 임금의 나라로 섬기는 사대를 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몰랐다. 내부 권력만 차지하면 된다는 행태인데, 이런 사대주의는 지금껏 한국 사회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찬란하던 조상들의 역사의 무대를 스스로 축소시키고 자신들의 안위만을 지키기에 급급했던 역사도 우리의 역사다.

그래서 그 관점을 조금 더 넓게 보게 해주는 이 책이 나에게는 목마름을 조금 해갈시켜 주었다.

 

고려 시대에 아버지의 성 말고 어머니의 성을 따라 임씨가 되어 광종의 후궁이 된 사례를 읽으며 이렇듯 자유로운 사고가 어째서 한쪽으로만 굳어졌는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왕위를 찬탈한 세조가 자신의 왕권을 위해 공신들을 특권층으로 만듬으로써 법치국가 체제를 무너뜨린 대목에서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 시발점이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듯한 생각이 들어서 답답했다.

어떤 죄를 지어도 후손들까지 공신이라는 이름으로 죄를 사하여 준다니 이런 무법이 어디 있단 말인가.

기득권은 이때에 만들어진 패단인 거 같다.

 

우리 역사에 대해 다시 한번 훑어보면서 내가 외우고 있었던 역사를 확인하고 수정하는 시간이었다.

조작되고 왜곡된 역사의 끝을 알 수는 없지만 누군가의 노력으로 우리의 역사를 조금이라도 덜 왜곡시키고, 덜 조작하려 애쓴 흔적을 발견하는 시간도 내게는 값진 시간이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제대로 된 역사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더 쏟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인간에게 남는 건 결국 제 몸 담그고 살았던 제 나라에 대한 역사뿐이라는 걸 우리가 인식하고 살아야 한다.

조상이 위대한 삶을 살았다고 그 후손들이 반드시 위대한 삶을 사는 건 아니지만

그 기상을 배우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남이 쥐여준 역사를 믿고 살아가는 한심함은 버려야 하지 않을까?

 

역사는 되풀이 된다더니 지금 이 시기도 우리가 늘 되풀이 했던 역사와 다를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의 삶은 뒷전이고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물불 안가리는 정치권을 보자니 후세에 이 현실이 어떻게 기록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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