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말했습니다
정영진 지음 / 보다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안하지 않아도 미안하다고 먼저 말하기로 해요.

시간이 지나면 미안하지 않지만 미안하다고 말하는

마음을 알게 될 거예요.

 

사랑에 대한 말들이 간지럽고, 유치하고, 그저 그렇게 입에 발린 말이라는 걸 깨닫고 살아가는 나날이었다.

붙박이 사랑을 하고(?) 있는.

어쩜 사랑이라는 틀안에 들어와 있다고 맘 놓고 널브러져 있던 나 같은 사람.

 

책장을 넘길 때마다 옛 감성이 스멀스멀 되살아난다.

그땐 그랬지.

그땐 이랬는데.

이 마음 나도 알지.

그때가 좋을 때다.

한참 좋구먼.

이런 말 참 잘도 한다.

예쁘네. 맘도, 말도.

 

사랑은 끝이 없는 거라던데

내 사랑은 어디에서 자라지 못하고 멈춰있는 건가.

성장하지 못한 사랑이 저만치에서 울먹거리고 있는 거 같다.

 

서로에게 설렘을 주려고 노력하는 것, 그게 사랑인 거지. 단 한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심장이 터지도록 전력질주하는 거, 그게 사랑인 거지.

 

 

설렘을 주려고 노력하고, 심장이 터지도록 전력질 했던 적이 언제였는지 까마득해진다.

사랑의 울타리 안에 들어오면 그 순간부터 사랑이 멈춘다. 라고 생각했다.

사랑이 멈추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법을 잊은 게지.

 

연애를 하는 동안의 그 달달함들은 결혼과 동시에 삶으로 직행하고

그 삶 속에서 사랑은 제자리에서 붙박이장이 되어 버리고

그 안에 차곡차곡 사랑했던 감정들을 이불 개켜두듯이 쌓아 올려두고 문을 닫아 버렸다.

 

사랑에는 세심한 양념과 꾸준한 가열이 계속되어야 함을 밥하느라 잊어버린 게지.

그저 밥만 잘 해주면 된다고 생각했던 게지.

 

달달한 사랑의 말들 앞에서 쑥스럽고, 유치하다고 생각했던 마음들이

어느새 부럽고 나도 하고 싶다는 감정으로 변해가는 시간들이었다.

 

새로운 사랑을 준비하거나

사랑이 시작되었거나

사랑이 진행 중인 사랑들에겐 참고서 같은 주옥같은 사랑의 마음들을 베끼기에 좋고.

 

붙박이 사랑 앞에서 널브러져 있던 마음들엔

다시 기름칠을 하게 되는 책.

 

사랑이 말했습니다.

 

사랑은 노력이지.

잃지 않고, 잊지 않기 위한 노력.

나는 그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나를 반성했던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