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담긴 질문들에 답을 적어 보며 나의 일 년을 되돌아보는 시간.
올해 나는 새로운 인연을 현실에서 맺은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사회적인 인간으로서의 삶을 잠시 접고 철저하게 고립된 시간을 누렸다.
책과 보낸 한 해의 결실이 맺어지는 시점이기도 했다.
올해 맨체스터에서 한 달 살이를 한 것이 나에게 가장 큰일이었다.
벌써 까마득하게 오래전 이야기 같긴 하지만.
생각보다 빈자리가 많은 노트를 보면서 채워질 게 없는 인생이라 씁쓸한 느낌이 잠시 들었는데, 비어 있다는 건 채울 수 있다는
말과 같다는 생각에 내년을 기약해 본다.
올해 잠시 휴지기를 가졌다면 내년엔 색다른 일들을 해 볼 수도 있을 거 같다.
이런 시간을 갖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의외로 나를 객관적으로 다시 살펴보는 시간이 주어진 듯해서 마음이 새로워진다.
매해 계획 없이 살았다.
내년에도 계획을 세우지는 않겠지만 마음은 먹을 거 같다.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고, 만나겠다는 다짐.
그것이 잘 이루어지도록 노력하는 삶을 꿈꿔야지.
2020년.
뭔가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느낌이 든다.
새로운 시작을 말하는 거 같은 새해.
나도 새로워져야지.
졸업하고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 같다.
물론 나 같은 사람에게도 자극을 주는 책이니 두루두루 자신을 점검하는 책으로 연말이나 연초에 좋은 선물이 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