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미움들 - 김사월 산문집
김사월 지음 / 놀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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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기 위해 세상이 요구하는 것을 하나씩 들어줄 때마다 내 목소리와 행동을 하나씩 빼앗기는 기분이든다.

 

 

 

싱어송라이터 김사월.

노래 보다 글로 그녀를 먼저 만났다.

자신만의 감성으로 살아가려 하는 모습들을 응원한다.

화장기 없고, 몸에 들러붙지 않는 느슨한 차림새에 편안함을 느끼는 그녀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인정받기를 바란다.

인위적이고 꽉 틀어 조이는 매무새가 아니어도 그 자체의 자연미로 노래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 그녀의 모습은 뒤에 올 수많은 그녀들에게 길이 될 것이다.

사람들의 발자국이 많이 찍히는 곳은 결국 길이 되기에.

오늘 우리는 인간의 모습을 한 물건이 되는 것이다. 어차피 살면서 인간으로서의 가치도 못 느끼는 때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한순간 물건이 되는 것쯤이야 뭐 어때.

 

 

욕망 받지 말고

욕망하며 살길 바란다.

틀과 관습에서 놓여나 자신만의 모습으로 노래하길 바란다.

짤막한 글들이 의식의 흐름대로 나열되어 있다.

커피 한잔하면서 사유하듯 읽어 내려간다.

나는 이미 지나 온 사월의 나이.

지금 사월이 느끼는 그 불편한 감정들을 나는 당연한 것들로 받아들였더랬다.

앞으로 사월의 나이를 살아갈 수많은 그녀들에겐 사월 보다 좀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질 거라 믿는다.

 

 

 

 

애초에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를 아름다움의 기준에 무릎을 꿇은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마르고 예쁜 데다가 정신이 건강하기까지 해야 한다니, 너무 가혹한 게 아닐까.

자연 미가 자연스럽게 인정받는 세상이 되어가는 중이라 믿고 싶다.

사월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런 세상이 조금 빨리 올테니.

사랑도 사람도 삶도

그녀만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도 나를 잠시 사월의 나이로 데려갔다.

그 시절의 나를 대면하는 시간들이었다.

사월을 읽는 시간은.

 

아무것도 내 것이 아닌데 내 삶의 질은 포기할 수 없다.

 

 

가진 거 없어도 멋지게 살길 바란다.

사월보다 사월을 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바란다.

쉽게 잠들길 바란다.

좋은 꿈을 꾸길 바란다.

 

내가 바라는 모든 것들이 사월에게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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