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께이의 작품은 처음이다.
왜 다들 찬호께이에게 엄지 척을 하는지 이제야 그 이유를 알 거 같다.
호러를 표방한 추리소설은 그야말로 첫 장부터 흥미진진했다.
기숙사에서 벌어지는 이 끔찍한 사건에 가담하게 되는 친구들이 만나게 되는 과정부터 그들의 호기심과 장난이 그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과정과 괴담과 전설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친구들이 하나씩 눈앞에서 거울 속으로, 땅속으로, 원혼의 손아귀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게 되는 끔찍한 설정
때문에 조마조마하게 읽어 가게 된다.
정말 보통 사람 아화는 친구들을 구할 수 있을까?
과장이 심하고 시끄러운 버스.
인터넷 정보를 속속들이 꿰고 있는 위키.
천문학을 좋아하는 칼리.
그런 칼리를 보호하는 의대생 아묘.
단연코 눈에 띄는 미모의 산산.
총천연색 컬러플한 옷으로 시선을 끄는 여자 버스 샤오완.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즈메이.
기숙사의 괴담에 대해서는 줄줄 꿰고 있는 선배 아량.
그리고 더 이상 보통일 수 없는 평범한 아화.
이 9명이 펼치는 괴담과의 사투는 곳곳에 설치된 복선을 깨닫지도 못하게 재빨리 진행된다.
시간의 틈으로 빠지고, 거울 속으로 공간이동을 하며, 즐비한 시체들이 나무에 매달려 있기도 하고, 책상이 친구를 잡아먹기도
한다.
이 공포스러운 상황을 그들은 빠져나올 수 있을까?
아니.
그들은 노펵관에 갇혔다.
모두 죽을 운명이었다.
교묘하게 숨겨진 트릭은 책을 다 읽어야 비로소 알 수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따라다니는 염소의 미소 때문에 염소에 대한 편견이 생겨버릴 거 같다.
염소를 이렇게 사악하고 섬뜩하게 그리다니.
염소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이 이야기가 생각날 거다.
이 이야기 한 편으로 마치 이상한 나라에 다녀온 기분이다.
심령 현상이 이토록이나 무서운 줄 처음 알았다.
암튼 친구는 잘 사귀고 봐야 한다.
소외된 이웃과 친구를 잘 돌봐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 이야기.
염소가 웃는 순간.
찬호께이의 세계로 들어왔음을 기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