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SNS에 올라온 사진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사진에 담긴 풍경만으로 그 사람의 삶을 제멋대로 재단하고 있는 거 같다.
나조차도.
보라보라 섬.
이름만으로도 뭔가 따스하고, 평화롭고, 느긋하고, 아름다운 느낌을 주는 곳이다.
그곳에서 여행이 아니라 삶을 살아낸다는 건 어떤 것일까?
김태연 작가는 영화학교를 나와 영화감독이 되는 것이 꿈이다.
그런 그녀가 낯선 곳에서 낯선 이방인과 결혼하여 낯선 이방인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보라보라 한 섬에서.
그곳에서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고
있는 것보다는 없는 게 더 많은 곳이지만 그렇다고 딱히 부족함을 느끼지는 않는 삶.
자주 찾아오는 정전사태와 살 것보다는 구비되어 있는 것에서 살 것을 골라야 하는 마트.
영화관도, 편의시설도 없는.
보라보라~ 했지만 풍경 외에는 볼 게 없는 보라보라 섬.
가진 게 없다지만
그렇다고 부족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닌 그녀의 소소한 일상들은
섬의 낭만적 풍경보다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넉넉한 마음에서 나오는 평화로움이 가장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