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보지 못한 숲 오늘의 젊은 작가 1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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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독서 카페 리딩 투데이에서 함께 읽는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는

조해진 작가의 아무도 보지 못한 숲이다.

어제와 오늘은 경계 없이 연결되어 날짜 구분도 모호해졌다. 지나간 시간은 시시때때로 현재를 침범했고, 기대치가 없는 미래 또한 자주 현재의 시간에 되비쳐졌다. 추억할 과거도, 꿈꿀 미래도 없었다.

 

 

 

몽환적 느낌으로 암울한 현재를 이야기한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사람들은 과거는 기억으로 보고, 미래는 꿈처럼 그려 보아도 현재만큼은 제대로 볼 수 없다.

과거에 묶여 현재를 허덕이며 걷고, 뛰는 사람들에겐 지금 그들이 지나치고 있는 숲이 보일 리 없다.

 

K시의 가스 폭발 사고.

죽은 동생.

발길을 끊은 엄마.

말을 잃어가는 할머니.

그런 과거를 지닌 미수.

그런 그녀의 방을 드나드는 어떤 소년.

그런 그녀의 곁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윤.

 

이 세 사람이 엮어가는 이 암담함을 읽고 있자니 숨이 막힌다.

출구 없는 미로를 마냥 헤매는 마음처럼 그들의 발걸음이 버겁다.

왜 이토록 세상은 그들에게 그렇게까지 잔인했어야 할까...

 

 

빚을 지는 인생이란, 생각만으로도 구토가 치민다.

 

 

미수가, 현수가, 윤이 걸머진 빚의 무게는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이 사회의 문제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지만 그렇지 못함에 답답하다.

누군가가 저질러 놓은 죄를 다른 누군가는 하염없이 치워내야 하는 것들.

가족의 굴레는 그렇게 연약한 사람들을 갈가리 찢어 놓는다.

빚 앞에서 견뎌낼 재간이 없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의지조차 하지 못한다.

서로의 버거움 앞에서 맘껏 사랑도 하지 못하는 슬픈 청춘.

 

그가 마침내 디버깅된 곳. 그곳은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완벽한 세계일 것이다.

 

 

새로운 곳.

새로운 신분.

새로운 삶.

그것들조차 이루어질 수 없었던 세계는 하나의 게임처럼 표현된다.

현수의 세계는 가상현실의 세계였다.

왜 죄는 늘 짓지 않은 사람이 벌을 받을까?

매듭이 풀리면, 아주 긴 이야기를 이루고 있는 불가해한 문장들이 실타래처럼 풀려나와 어디로 가야 하고 어느 지점에서 숨죽여야 하며 어떤 모서리에서 목 놓아 울어야 하는지 알려 줄 것만 같았다.

 

 

그리움은 언젠가 만남을 이루고 만다.

간절한 그리움은.

미수에게서 풀려난 매듭은 결국 그녀의 그리움에 가닿았다.

영원히 손을 놓지 않을 그 매듭으로.

그들이 살아갈 보이지 않는 숲이 조금 더 푸릇하고, 조금 더 풍요롭길 바란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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