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지음 / 수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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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들의 목표는 정상이나 골대에 있지 않았어. 하늘이나 바위 같은 곳에 있었거든. 그들이 가치를 두는 곳을 함께 보고 있으면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니까.

그들은 예술을 하고 있던 게 아니야. 예술을 살고 있었던 거지!

 

 

 

 

악동 뮤지션의 이 찬혁.

그가 소설을 썼다.

물 만난 물고기.

표지부터 본문의 글씨까지 모두 파랑파랑하다.

 

 

군대를 다녀와 항해라는 타이틀로 앨범을 내고 동시에 그에 모티브가 된 소설을 발표했다.

사실.

그닥 기대하지 않았던 소설이었다.

그저 아이돌스타의 색다른 끄적임 정도로만 생각했던 내게 이 파랑파랑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 바다였다.

 

바닷속 깊은 곳에서 몸과 생각과 마음을 정화하고 나온 기분이다.

 

맑은 글에서 울리는 울림이 세상을 벗어난 느낌을 준다.

선에게 해야는 음악 자체가 아니었을까.

대중적인 음악 보다 자신만의 음악을 하겠다는 작가 자신의 다짐.

그러기 위해 해야는 그에게 '다름'을 인식 시켜 주었던 '영감' 자체였으리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주위의 꽃들이 하얀 꽃을 얼마나 따돌리고 무시했을지 생각해봐요. 특별한 꽃들은 매일 괴로움에 몸부림쳐요. 자신도 자신의 색깔이 틀렸다고 생각하니까요. 특별한 꽃들은 아무리 물을 주어도 그렇게 서서히 고통 속에 말라 죽어요.

 

 

 

한창 인기를 좇고, 대중의 사랑을 갈구하며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음악보다는

단 한 사람만 알아 듣더라고 그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렇게 맑고 올곧은 가치관을 가진 뮤지션을 만나는 건 오랜만이라.

 

 

꿈같고

애니메이션 같은 이 한 편의 글은 읽어 감에 따라

속세에 찌든 마음과 정신을 맑게 정화시켜 주었다.

 

 

 

 

 

 

 

 

 

 

천재적 감성 아티스트.

띠지에 실린 글이 처음 읽었을 때와 이 책을 읽고 읽었을 때 다르게 느껴진다.

어쩌면 자라온 그곳 몽골의 단순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채운 유년의 기억이 그를 이렇게 아름답게 성장시킨 것이 아닐까.

 

 

물처럼 흐르는 글 속에서 나도 모르게 빠져 있다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 나쁘지 않다.

음악이 없는 삶을 한동안 살았다.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음악부터 틀어 놓았던 습관이 사리 진지 꽤 오래되었다.

음악과 함께 시작했던 하루가 얼마나 풍요로웠는지를 잊고 있었다...

 

 

물 만난 물고기처럼

나도 음악의 바다에서 다시 헤엄칠 준비를 해야겠다.

 

 

한 사람의 음악이

다른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그 사람은 하나의 세상을 움직인 것이다.

 

 

물 만난 물고기가 나의 세상을 조금은 유연하고, 부드럽게 움직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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