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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 조금 덜 젊은 이가 조금 더 젊은 이에게 전하는 사연
성신제 지음 / 드림팟네트웍스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사회가 정한 '잘남'과
'못남'의 기준에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마음 속으로 무시할 뿐, 보듬어 주진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은 편한 글이 읽고 싶어진다.
몰두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스며드는 그런 글들.
70대 덜 젊은이가 더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들이 자근자근 비처럼 내린다.
누구나 잘 나갈 때가 있다. 인생에서.
그리고 인생은 늘 생각지도 않은 굴곡이란 복병을 숨겨 놓는다.
그것이 경제적 어려움이던, 건강이던, 인간관계이던 누구나 그 복병을 무사통과하는 자는 없다.
저자 성신제는 경제와 건강의 복병을 만났다.
18번의 수술과 바닥까지 내딛은 상황 속에서 묵묵히 걸었다.
포기하지 않음이 그가 가진 용기였다.
이 에세이가 아주 잘 쓰인 에세이라고 말하진 못하겠다.
최근에 아주 잘 쓰인 에세이들을 많이 읽어서인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프로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아마추어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좋은 글은 멋지게 포장된 글도 아니요
화려한 문체로 쓰여진 글도 아니다.
소소한 글 속에 담긴 글쓴이의 진심이 느껴지는 글이 정말 좋은 글이다.
이 작은 책엔 저자의 이야기와 저자가 만나 이야기를 나눈 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담담한 삶의 이야기들이 공감되기도 하고, 용기를 주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한다.
혼자 먼저 가서 좋을 것
하나도 없다.
함께 가야 좋은
것이다.
보조를 맞춰 걷는다는 건 마음이 맞는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어린아이의 걸음에 발을 맞추는 엄마의 걸음엔 질문이 없다.
나이 든 엄마의 걸음에 발을 맞추는 자식의 걸음엔 질문이 따른다.
"더 천천히 갈까요?"
말없이 발맞추어 걸으면 되는 것을.
내 발걸음에 발을 맞춰 주었던 엄마처럼.
글을 읽으며 많은 부분에서 놓치고 살고 있던 것들을 발견한다.
그 발견이 이 책의 가치다.
어떤 글은 굉장한 필력으로 사람을 압도하지만
어떤 글은 잔잔함으로 사람에게 스민다.
나는 압도하는 글보다 스미는 글이 좋다.
70생을 살아낸 어른의 이야기엔 삶을 살아낸 지혜가 있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읽는 사람의 몫이다.
우리 모두 내가 먼저
제대로 해야 할 일을 하지도 않고서, 받을 것만 생각하며 투덜대고 상대방을 비난할 때가 많은 것
같다.
반성하게 하고
깨닫게 하고
이해하게 하는 글이었다.
아빠가 멀리서 편지 한 장 보내주신 거 같다.
내가 지금껏 살아 보니 인생이란 게 이런 거 같더라... 는.
오늘,
아무것도 하기
싫다면,
한 발짝만 내디뎌
보자.
어느
길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