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휴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쉰다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정말이지 뇌까지 쉬어주는 것이 진정한 쉼이라고 나는 이해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건 도태되는 일이 아니다.
사람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그 시간조차 맹렬하게 뇌가 움직이고 있으니 말이다.
그 맹렬함조차도 내려놓는 게 디세이의 게으름이다.
디세이가 말하는 휴식엔 다양한 예가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게으름은 독서와 걷기다.
무언가를 공부하기 위한 책 읽기는 공부지 게으름이 아니다.
그저 아무런 목적의식 없이 책을 고르는 자체도 휴식이자 게으름이다.
걷기 역시 천천히 목적 없이 유유자적하며 하느적 하느적 걷는 것이 휴식이자 게으름이다.
운동하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곁을 돌아 볼 여유 없이 빠르게 걷는 건 목적이 있는 움직임이지 휴식도 게으름도
아니다.
게으름 예찬은 결국 쉬어가라는 작가의 당부다.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 결코 늘어지거나 무의미하다는 게 아니라는 걸 말하고 있다.
오히려 맹렬하게 사는 시간 속에서 잊혀지고, 무시되고, 빠뜨리는 삶이 중요한 순간들을 챙기라는 뜻이다.
의미 있는 것들만으로는 아름다운 삶이 되지 않는다.
사람은 늘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게서 위안을 받는 존재이니까.
그리고 별 소용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인생의 빚을 지게 되는 법니다.
정말 잘 산다는 건
잘 게으르게 휴식하는 법을 안다는 뜻이다.
느리고, 천천히 가도 모두 목적지에 도착하는 결은 같다.
유럽이 우리보다 모든 면에서 느리게 움직이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삶의 질은 우리보다 넉넉하다.
우리에겐 그 넉넉함이 필요하고 그 넉넉함은 스스로 찾는 게으름의 여유에서 생겨난다.
옛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 라는 말이 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는 후손들이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다.
디세이가 말하는 게으름 예찬을 먼 조상들은 몸소 실천했으니 말이다.
나만의 여유를 찾는 것.
그건 누구도 내게 주지 않는 것이다.
오직 나만이 내게 줄 수 있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