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심리상담사로 활약했던 애나 폭스는 지금은 광장공포증으로 집 밖을 나서지 못하고 칩거 한지 일 년쯤 되었다.
그녀의 하루는 카메라로 창 뒤에서 이웃들을 관찰하거나 흑백영화 스릴러를 보는 것이 전부다.
일주일에 한 번 물리치료사가 다녀가고, 주치의 폴딩 박사가 상담차 들리고, 별거 중인 남편 에드와 딸 올리비아가 들리는 거 외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물론 지하실에 세 들어 사는 데이비드는 제외다. 그는 가끔 그녀가 손대지 못하는 집안의 자잘한 문제들을 살펴주는 조건으로 싸게 세 들어 살고 있다.
그녀의 주식은 와인이고, 간식은 처방약들이다.
절대같이 먹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지만 그녀는 그것들을 같이 섭취하고 있다.
별다른 사건 없이 그저 나름 평온한 삶을 살던 애나에게 맞은편에 새로 이웃이 이사 오면서 예상치 않은 만남을 갖게 된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양초를 들고 애나의 현관에 나타난 이선.
애나는 본능적으로 이선의 집안에 문제가 있다는 걸 느낀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애나가 이선을 만나면서 시작되었다.
할로윈을 맞아 동네 아이들이 애나의 집으로 계란을 투척하고 그것을 못 견뎌하던 애나가 밖을 나서자마자 실신을 하는데 그때 이선의 엄마 제인이 그녀를 도와준다.
그렇게 안면을 튼 두 사람은 단 하루 같이 몇 시간을 지내며 서로를 알아간다.
그리고 며칠 후 애나는 밤중에 비명소리를 듣는다.
본능적으로 러셀가에 문제가 생겼다고 느낀 애나는 카메라를 들고 러셀가의 거실을 관찰하다 제인이 칼에 찔려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한다.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서지 못하는 애나는 제인을 구하기 위해 911에 신고하며 밖을 나서지만 결국 몇 발자국 걷지 못하고 실신한다.
깨어난 애나 앞에 현실은 감당하기 어려운 사실만을 나열한다.
러셀가에서 죽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녀가 알던 제인은 사라지고 알지도 못하는 여자가 제인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사람들은 그녀가 술과 약, 그리고 그녀가 보던 스릴러 흑백영화들 때문에 환상과 망상을 본 거라 말한다.
아무도 그녀를 믿어주지 않는다.
이선마저도.
정말 그녀는 약과 술에 취해 헛것을 본 걸까?
그녀가 본 것은 그녀의 뇌가 만들어낸 이미지에 불과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