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부터 99
그 사이들
인생의 이야기가 그림 속 장면으로
짧은 글로 담겼다.
꼬물꼬물한 조카의 모습을 보면서
누구나 떠 올렸을 감정에서 착안하여 만들어진 책이다.
내 아이를 낳으면 온갖 상념이 흐르겠지만
갓 태어난 조카를 보며 떠오르는 상념에는 다른 시각이 흐른다.
같다고 생각하지만
부모와는 다른 행복과 걱정과 사랑이 흐른다.
좀 더 객관적인.
그래서 이 이야기가 조금은 더 다가온다.
작가가 느낀 느낌이 어떤 건지 알고 있음으로.
첫 조카를 마주한 순간은 끝없는 신기함이었다.
그래서 이 그림책은 누군가에게 말해주듯 보아진다.
가장 아끼는 누군가에게
살짝 뒤에 서서
그렇단다.
그런 거지.
그럴 거야.
그렇겠지.
그럴 테지.
그런단다.
잠시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오래전
나를 보던 가장 가까운 누군가가
소리 없는 눈 맞춤으로
조근조근 해주었던 얘기를 듣는 느낌이다.
이 책의 절반쯤에 와 있는 내가
앞으로의 나에게 미리 귀띔해주고픈 말이기도 하다.
텍스트에 지루해질 쯤
쌓여 있는 책들 사이에서 버거운 시간에도
서점으로 향하는 마음을 멈추지 못하고
래핑 되어 있는 책을 집어 들었다.
집에 와서 슥슥슥 넘겨 보는 마음이
느긋해진다.
100
지나온 날과 살아갈 날을 그리며
고요해진 마음이 마냥 즐겁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비밀을
알아버린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