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아는 얼굴들을 만나게 된다.
저
이야기의 주인공이 이 이야기의 조연으로 출연한다.
이
이야기에서 잠깐 언급되었던 그녀는 다음 이야기에 출연한다.
끊어진
거 같았던 이야기들이 서로서로 연결되어 이어진다.
신선하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더 그렇다.
이번엔
누가 등장할까?를 생각하며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그녀들은 모두 알게 모르게 연결되어 있다.
여자들의
등산일기로.
여자들의
등산일기는 그녀들을 묶어주는 매개체이다.
등산
사이트에서 얻은 정보로 산을 오르는 그녀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서로
알던 서로 모르던
여전히
내겐 일본 이름들이 낯설고 머리에 입력이 되지 않아서 힘들지만
이
책에서 만나는 인물들은 곳곳에 그 흔적들을 교묘하게 흘려 놓아서 첫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 결국 마지막까지 함께 하는
느낌이다.
그
와중에 그녀들은 결혼을 했거나, 결혼을 앞둔 방식으로 등장하여 깨알 같은 재미를 준다.
쪼개진
단편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엮어가다니 새삼 더 재미를 느끼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가나에의
소설은 고백 이후에 두 번째인데 확연히 다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맥락이 엿보인다.
모든
관계가 연결되어 있다는 관점에서.
읽으면서
생각했다. 가나에 선생은 정말 이 모든 산을 다 올라 본 걸까?
정상까지
오르면서 이 이야기를 구상했을까?
왠지
곳곳에 그녀의 흔적들이 보이는 거 같다.
마치
흔한 주변인 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작품 속에 등장해 있는 거 같다.
일본의
많은 소설들이 우리보다 앞서가는 세계를 보여주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여자들의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좀 더 앞서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이야기 속 주인공들에게서 느껴지는 건 아직도 결혼이란 관습에 묶여있고, 남자에게 의지해야 좋게 생각되는 모습들이 보여서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유즈키의 모자가 나는 제일 맘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