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신문에 실려있던 낱말 퍼즐 푸는 재미가 있었다.
근래엔 신문을 보지 않으니 자연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이 책을 받자마자 호기롭게 덤벼들었다.
예전 실력 발휘해 봐야지~ 하면서.
첫 번째 퍼즐을 푸는데. 거... 참.
아는데 낱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소싯적에 낱말퍼즐 꽤나 했는데 말이다.
설명을 읽으면 알겠는데 정확한 용어가 떠오르지 않는 이 현실~
위 사진은 첫 번째 퍼즐이다.
시작하는 단계라서 쉽고 비교적 많이 들어 본 단어들만 모아 놨다.
그런데.
설명을 읽으면 알 거 같은데 막상 그것을 지칭하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도 손으로 글씨를 쓸일 없는 요즘 거의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뉴스들을 읽고만 넘기기에 머릿속에 저장되기보다는 눈으로만 짚고
넘어가는 일이 많아진 데서 오는 현상이라 짐작해 본다.
손으로 써본 적 없는 단어가,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 없이 그저 흘려 읽고 넘기기에 급급했던 용어들이 이렇게 요약 설명되어 있는
걸 보니 내가 정말 요즘 세상 돌아가는 거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긴 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파고들어가니까 몰랐던 그런 경우를 당하는 느낌이었다.
이 책의 구성은 낱말 퍼즐이 나오고 그 뒤에 퍼즐에서 중요하고 기억해야 할 거 같은 단어들에 대한 설명 등이
들어있다.
그래서 제목이 지적 수다를 위한 상식 퍼즐인 거 같다.
이 책에 나오는 낱말의 의미만을 잘 외워도 당분간 잡학 상식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뒤지진 않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색다른 책 한 권에서 요즘 나의 상태를 점검해 본다는 게 새롭다.
자기계발을 위한 것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낱말 풀이는 여러모로 많은 것을 내게 요구한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단어와 용어의 뜻을 정확하게 정의한 문구를 읽으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자기계발의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참고로 미국에서는 낱말퍼즐이 대표적인 지적 유희로 인정받는다.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같은 일간지는 섹션을 아예 따로 만들어, 십자말풀이를 100년째 지면에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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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하루빨리 낱말퍼즐 붐이 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카페에서, 공원에서,
회사에서, 저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지식들로 지적 수다를 펼치는 것이 일상이 됐으면
좋겠다.
작가의 말처럼 친구들끼리 든 아니든 대화가 있는 곳에 공통된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훨씬
다양하고 즐거운 대화를 누릴 수 있다.
그리고 그 즐거운 수다는 나를 더
발전시키고, 나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대면을 꺼리는
이유는 바로 대화에서 오는 피곤함 때문일 것이다.
일방적인 것, 관심 없는 것, 재미없는
것, 나에게 필요 없는 것이 주제가 될 때 그것에 노출된 시간만큼 피곤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럴 때 이렇게 누구에게나 필요한
상식적인 단어들이 주제가 되어 사회, 경제, 정치, 문화 전반에 관한 이야기들을 다양한 의견으로 나눌 수 있다면 피곤한 수다보다는 건전한
수다에서 오는 진정한 힐링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영화를 보다 보면 복잡하거나 머리를
비워야 할 때 낱말 퍼즐을 푸는 장면들을 볼 때가 있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의 뜻을 얘기하며
뭔가 어색하고 불편한 분위기들이 서서히 좁혀지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그렇게 유용하게 써먹으려면 완전하게
익숙해져야 한다.
지식을 전하는 책은 읽기 힘들고 인내가
필요하지만 이 낱말퍼즐 책은 똑같이 인내가 필요하긴 하지만 적어도 재미는 있을 거 같다.
이 책이 거듭 업그레이드되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오랜만에 잊고 있었던 지적 유희를
즐기고 난 기분이 상쾌하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