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 3미터의 카오스
가마타미와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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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일러스트이자 일본의 파워 불로거이다.

주변에서 마주치는 조금 특이한 사람들에 대한 만화를 그린다.

 

설마 이런 사람이 존재할까? 싶은 사람도 있고

우리도 동네에 한 분쯤 존재하는 사람도 있고

이 정도가 뭐가 이상하다는 걸까? 하는 사람도 있다.

 

 

 

 

 

옷 가게 에피소드에서 생판 모르지만 무채색 원피스를 들고 딸이 좋아할지 물어보는 아주머니.

작가는 나름 요즘 유행과 날씨 연령대를 고려해 성실히 대답해주지만 결국 아주머니는 자기 사고 싶은 걸로 산다.

그럴 거면 왜 물어본 걸까?

 

근데 이런 경우는 나도 있다.

같은 디자인의 색깔이 다른 셔츠를 대보면서 어떤 게 어울리는지 자연스레 물어보시길래 조금 밝은 색이 어울린다 했더니 바로 내려놓고 어두운색을 골라 가셨다.

순간 어찌나 무안하던지.. 어르신들이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을 마치 몇 십 년 지기처럼 하실 때.

생판 모르는 분이 자기보다 어리다고 막 반말할 때.

증말 민증 까자고 대들뻔했음.

 

 

재미있는 사람을 만나거나 재미있는 일이 있을 때

꼭 일기를 썼다는 작가의 의도가 좋다.

나는 기분 좋은 사람을 만나거나 그런 일이 있을 때보다

안 좋은 상황이나 기분 나쁜 일이 있을 때 일기를 썼는데 나중에 들쳐볼 때 엄청 내 인생이 우울하고 불행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제부터라도 좋은 일과 좋은 사람들 이야기도 적어두기로 했다.

 

이런 이야기를 썼다는 건 평소에 주변인들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는 뜻으로도 보아져서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너무 무심하게 살아가는 거 같다.

분명 내 주위에도 이 책 속에 그려진 사람들과 비슷한 이들이 있을 텐데 내가 전혀 모른다는 것.

 

좀 특이한 사람들과의 인연이지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사람들이다.

역과 지하철 동네에서 스치는 사람들에게 조금 관심을 준다면 나는 더 즐거운 일기를 남길 테고 내 인생이 꽤 재밌었다고 생각할 훗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이 엉뚱하고, 재밌고, 이상한 책을 읽다 보면

세상이 넓고도 좁듯이

사람 사는 게 정말 거기서 거기처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문화적 차이나 웃음의 코드가 다르다 해도

살아가는 방법이나 모습들은 참 같다.

 

그래서 세상은 요지경인가 보다.

 

 

 

 

 

 

 

아이스티 한 잔 주세요.

 

따뜻한 아이스티 맞으십니까?

 

혹시라도 주문받는 분이 이렇게 대답해도 무안주지 말아요.

이 대답 때문에 가다가다 혼자 웃을 수 있고 사람들에게 이 에피소드로 웃음을 선사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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