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면서 하고 있어 하하하 - 빨강머리N의 지랄맞은 밥벌이에서 발랄하게 살아남기
최현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빨강머리 앤과 말괄량이 삐삐를 합체시킨 거 같은 캐릭터로

재기 발랄하게 직장인들의 속내를 시원하게 질러주는 책이 있다.

 

 

 

 

 

 

 

그림도 재밌지만 글은 더 재밌다.

글이 술처럼 술술 넘어간다.

 

직장인일 때 스트레스받아도 그러려니 울분을 삼키던 나와는 다른. 그 무엇이 있는 책이다.

 

5개의 챕터로 나누어진 이야기는 모두 밥벌이와 관계된 이야기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하고,

누가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스스로 눈치가 보일 때도 있고,

때려치우고 싶지만 밥벌이를 때려치울 수 없어 참아내고,

말도 안 되는 일도 말이 되게 해내야 하고,

퇴근시간은 정해졌지만 제시간에 퇴근할 수 없고,

주말도 휴일도 온통 일뿐인.

내 시간은 도통 내기 힘든 직장생활.

게다가 그 경쟁률 심하고 끊임없는 아이디어와의 싸움을 해야 하는 광고 회사에 다닌다면

아마도 그 스트레스는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작가는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리얼 직장인이라서 그런지 이야기가 살아있다.

그리고 그녀가 그려내는 만화 같은 삽화는 더 리얼하다.

 

 

 

 

 

이 책엔 온갖 직장생활에서의 스트레스와 깨달음과 인과관계와 인간관계와 내적 갈등들이

소소한 에피소드들과 함께 나열되어 있다.

게다가

작가의 소심한 복수도 넌즈시 들어있다.

언젠가 한 번은 누구나 해봤을 법한 소심하다면 소심한 복수.

?

자칫 푸념으로 흐를 수 있었던 이 에세이는 한 직장에서 오랫동안 밥벌이를 한 작가의 노하우도 담겨있다.

연차가 되어보니 알게 되는 선배들의 행동과 마음이

선배가 되어 보게 되는 신입들의 행동과 마음들이 자신의 신입시절과 닮아서 이해하고 넘어가게 되는 상황들.

그때는 여유가 없어 몰랐지만 오래 근무하다 보니 저절로 깨닫게 되는 직장생활의 묘미들까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이야기지만

내 이야기 같아서 공감할 때가 많았다.

 

내가 직장생활했을 때 이 책이 나왔더라면 이 책을 읽으며 조금 덜 부대끼지 않았을까?

미운 사람을 대하는 방법도 훨씬 세련되게 대면할 수 있었을 텐데...

 

 

꼰대를 욕하던 인간에서 꼰대로 레벨업하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 내가 싫어했던 건 후배들한테 강요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했는데! 나도 똑같은 인간이었어!

 

 

당신은 꼰대입니까?

꼰대가 아닙니까?

마치 나는 나중에 울 시어머니처럼 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시어머니를 닮아가는 며느리 심정 같다.

 

 

한 사람을 제대로 알려면 최악의 상황을 함께 견뎌보면 된다. 평소에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도 힘든 일이 닥치면 숨겨왔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난다. 직장에서는 주로 프로젝트가 엎어지거나 치명적인 실수가 발생했을 때가 바로 그 최악의 상황인데, 사실 모든 일이 그렇듯 누구 한 명의 잘못이 아닌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직장에선 그 잘못을 추궁할 희생양이 필요한 모양이다.

 

아마도 회사생활하면서 억울한 일 안 당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군가는 잘 못된 일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 책임을 스스로 질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니까.

그게 부조리하다는 걸 알면서도 책임은 늘 져야 하는 사람보다는 다른 사람이 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라 해도 언제나 씁쓸한 일이다.

 

 

 

 청춘이 지나고 나서야 청춘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저 말에 매우 공감했다.

청춘이란 말은 청춘을 잃은 사람들이 청춘을 그리워하며 찾게 되는 말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취중진담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놈들은 음주 가중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글에도 몹시 공감한다.

회사에서도 취한 걸 빙자해서 자기 할 말에 덧붙여 못 할 말까지 지껄이고서는 나중에 기억 안 난다고 하는 인간들 간혹 있다.

말만 하면 좋게?

행동거지도 올바로 못하고선 멀쩡한 얼굴로 기억 안 난다고 입씻는 인간들도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 음주 가중처벌은 필수인 것만 같다.

이것만 고쳐져도 회사생활이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들만 쏟아낸 글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 안에 고군분투하는 자신의 애환을 적나라하게 밝혔을 뿐이다.

그리고 일에 묻혀 인생의 시간이 가는 걸 인지하지 못한 자기 성찰도 담겨있다.

쳇바퀴 돌듯 돌고 도는 하루하루에서 스스로의 휴식을 찾아내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은 작가.

그래서 그림도 그리고, 이렇게 글도 써서 책을 내었다.

 

열심히 살지 않으면 어려운 일들이다...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가 어마 무시하세요?

오늘 하루 안 봤으면 하는 사람 있으세요?

이대로는 못 살겠다! 소심한 복수라도 해보실래요?

 

그럼.

이 책부터 먼저 보세요.

아~주~ 끼깔라게 날려버릴 수 있어요.

 

자고로

책은 재미도 있어야 하지만

남는 것도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에 부합되는 책이랍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어떻게든 된다!

 

맞는 말이다.

그런 말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글 쓰는 재주도

그림 그리는 재주도

자신을 포장하는 재주도

직장생활을 때려칠 재주도 없는

사람들에게 시원한 얼음냉수가 되어 줄 수 있는 책이다.

 

마치 직장생활을 하는 내 마음을 회사 사람 다 모아놓고 발표하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회사 다니면서 지금 괴로움에 지친 사람들에게 조금 쉬어갈 시간을 주는 책이다.

 

회사를 다녔던 사람에겐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 보며 묵은 과거의 때를 벗겨내는 시간을 주는 책이고

회사를 다니는 사람에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고

회사를 다닐 사람에겐 회사 생활의 맛을 먼저 보여줌으로 대비를 하게 만드는 책이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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