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워스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마이클 커닝햄 지음, 정명진 옮김 / 비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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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런던. 버지니아 울프.

1940년대. LA. 로라 브라운.

1990년대. 뉴욕. 클러리사 본.

 

다른 시대

다른 공간

다른 세 여자.

 

그녀는 대충 돼지 머리통만 한 크기에 모양도 그것과 비슷한 돌을 하나 골라 코트 주머니 한쪽에 쑤셔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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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앞으로 걸어간다. 신발은 벗지 않는다. 물은 차갑지만 못 참을 정도는 아니다. 물이 무릎까지 올라올 때쯤 그녀는 멈춰 서서 레너드를 떠올린다.

 

 

버지니아 울프는 자살했다.

그녀가 죽음을 찾아 떠난 모습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런던의 소란스러움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외곽의 조용함은 그녀를 더 미치게 만들었으니까.

그리고 그녀의 하녀 넬리는 그녀의 신경을 자꾸 건드렸다.

언니 바네사와 조카들이 방문했을 때 그녀는 작은 죽음을 보았다.

그리고 마치 예감처럼 바네사와 헤어질 때 그녀에게 키스한다.

댈러웨이 부인을 쓰고 있던 그녀는 댈러웨이 부인을 죽이는 대신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다른 누군가가 죽을 것이다. 클러리서보다는 훨씬 더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여야 한다. 이 세상의 유혹과 찻잔과 코트로부터 눈길을 거둬들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슬픔과 천재성을 지닌 누구여야 한다.

 

 

 

로라는 남편의 생일 케이크를 만들었지만 맘에 들지 않았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눈여겨보고 있는 아들의 눈빛도 부담스럽다.

이웃집 키티가 찾아와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위로의 키스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 일이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아들이 그 장면을 보고 있었던 것도, 뱃속에 품고 있는 아이도, 글씨가 뭉개진 케이크도...

그저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했다.

혼자 조용히 읽고 있던 델러웨이 부인을 끝내고 싶었을 뿐이었다.

리치를 맡기고 그녀는 호텔로 갔다.

그곳에서 그녀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온전히.

 

그렇게 조금 늦었지만 그녀는 삶으로 되돌아왔다.

그 잠깐의 일탈은 그녀에게 숨통 같은 거였다.

그 일탈을 눈치챈 아이의 마음이 어디로 흐를지는 시간이 지난 후에 알게 되었다...

 

클러리사는 파티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녀의 친구 리처드의 수상을 기념하는 작은 파티.

바스러져 가고 있는 리처드는 그녀의 젊은 시절이다.

그는 클러리사를 댈러웨이 부인이라고 부른다.

그녀는 그날이 파티로 마무리될 거라 믿었다.

그녀의 바램은 죽음으로 마무리되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자신이 쓴 작품의 댈러웨이 부인 대신 자신을 버렸다.

댈러웨이 부인을 읽고 있는 로라는 죽음의 경계에서 되돌아왔다.

하지만 먼 훗날 그녀를 지켜보았던 작은 눈의 아이는 그녀 대신 죽음을 따라간다.

그가 사랑했던 델러웨이 부인 앞에서...

댈러웨이 부인이라 불렸던 그녀는 그 슬픔을 감당해내야 할 것이다.

그녀보다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이자 천재성을 가진 누군가가 스스로 자신을 바쳤기에

그 이름으로 불린 여자는 먼 훗날 그 죽음을 눈앞에서 감당해내야 했다.

 

하루.

그 하루 안에서 그녀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었다.

누군가는 죽음을 따라갔고

누군가는 죽음 앞에서 망설였고

누군가는 죽음을 목격했다...

 

일상.

천금의 무게를 지닌 일상

그 하루가

누군가에겐 견딜 수 없는 하루였고

누군가는 견뎌낸 하루였고

누군가는 견뎌내야만 하는 하루였다...

 

디 아워스는

그녀들의

이야기였다.

그저 단 하룻동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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